'파크골프'가 뜨겁다. 누구나 거닐 수 있는 공원(park)에서 즐기는 골프(golf)란 종목의 이름처럼, 경제적인 게 대중을 이끄는 가장 큰 소구점이다.
9홀을 전부 다 도는 데 최대 1만5천원의 비용이 든다. 이용료가 무료인 곳도 있어 클럽(골프 채)과 공 하나씩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을 만큼 문턱이 낮다. 골프공보다 지름이 큰 6㎝의 플라스틱 공을 써 익히기도 쉽고, 안전하다는 장점도 있다.
파크골프가 공원이 잘 정비된 일본 홋카이도 지방에서 시작돼 국내로 들어온 것은 지난 2003년의 일이다. 이후 60대 이상의 고령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늘어난 국내 파크골프 인구는 현재 2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5·7월 전국대회 남자 일반부 모두 제패
3대가 즐기는 스포츠… 힘껏 알리고파
임후빈(63·안산 파크골프협회) 선수는 날이 갈수록 열기가 달아오르는 파크골프의 국내 최강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지난 5월 '대한체육회장기 생활체육 전국파크골프대회' 남자 일반부에서 294타(90홀)로 우승한 데 이어, 7월 총상금 1억1천240만원으로 역대 최다 규모로 꼽힌 '화천 산천어 전국 파크골프 페스티벌' 남자 부문까지 제패하며 종목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상금 규모만큼이나 대회 참가 인원도 남자 일반부에만 180명에 이를 정도로 '역대급'으로 많았다.
임 선수는 "지난 대회들과 달리, 이번은 정식 골프대회처럼 본선이 4일로 나눠 진행됐다. 첫날 '오비'(out of bounds)가 나며 벌타를 받고 흔들리기도 했는데 마음을 가다듬고 집중해 우승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대회 우승 소감을 밝혔다.
임 선수가 파크골프를 접한 것은 재활 치료와 건강 회복을 위해서였다. 그는 20년 전, 가스 관로를 연결하는 공사 현장의 소장으로 일하다 발목에 철판이 깔리는 사고로 장애 판정을 받고 만다.
그는 "파크골프가 국내에 들어온 시기였다. 재활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안산의 파크골프장을 찾은 게 시작"이라며 "이 종목을 만나고 건강은 물론 마음의 안정까지 되찾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가 동호인에 그치지 않고 '전업 선수' 생활까지 하며 파크골프에 이끌린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장애인으로서 재활에 도움이 되고, 몸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 점도 있지만, 그가 생각하는 파크골프의 결정적 매력은 "3대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데 있다.
임 선수는 "많게는 하루에 3만 보씩 걸으면서, 같은 조에서 운동하는 사람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터놓고 친해진다. 무엇보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종목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임 선수는 향후 대회에서의 좋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파크골프의 대중화에도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건강과 함께 사람들과 어울리기에 안성맞춤인 종목인 만큼 파크골프가 좋은 운동이라는 것을 있는 힘껏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