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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제일초등학교 한 학부모가 금이 간 별관 건물 벽을 가리키고 있다. 2022.8.24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24일 오후 2시께 성남시 중원구 중앙동 성남제일초등학교 교문. 여러 학부모들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학교와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 학부모는 "오래전부터 학교 건물 삼면을 둘러싸고 있는 석축 옹벽 곳곳이 갈라지고 파였고, 별관 건물도 곳곳에 금이 가고 벌어졌다. 화장실 지반에는 성인 주먹이 들어갈 만큼 커다란 홀이 생기기도 했다"며 "성남교육지원청에 수백번 민원을 넣었지만 학교나 교육지원청은 별다른 대책을 세워주지 않았다"고 했다.

학부모들 "건물·옹벽 붕괴 위험
머뭇거리지 말고 대책 서둘러야"

학부모들은 학교건물·옹벽 붕괴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지난 22일부터 등교 거부에 들어갔다. 24일에는 340여 명의 학생 중 100여 명이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맞벌이 부부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한다.

실제 살펴보니 별관 건물 내외부에서 금이 가고 벽이 뜯긴 곳을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학교 측은 현재 시멘트로 임시 처방한 뒤 별관 건물을 폐쇄하고 본관 건물만 사용해 수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급식실은 그대로 운영해 급식 종사자들은 불안에 떨며 근무하고 있는 상태다.

학부모들은 2018년부터 학교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재개발(성남중1구역) 공사가 진행되면서 옹벽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개교 53년째인 학교 건물에도 영향을 미쳐 현재의 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별관 곳곳 균열 시멘트 임시처방
급식실 그대로 운영 종사자 불안

최근 불안한 학부모들은 2018년 서울 상도병설유치원 붕괴 사고를 정확하게 예견했던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에게 현장 점검을 부탁했다.

학부모들은 "이 교수가 '대대적인 공사로 지반에 심각한 균열이 가기 시작했고 최근 집중호우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 지금 당장 아이들을 위한 긴급 대피 장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놨다"며 "붕괴 위험까지 느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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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제일초등교 별관 건물 내에 있는 급식실 벽에 금이 가 있다. 2022.8.24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

학부모들은 "학교나 성남교육지원청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아이들을 우선 학교에서 빼내야 한다. 성일고 뒤편 성남시 소유 부지에 임시 건물을 만들어 수업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는 정밀 안전진단을 거쳐 개축하는 등의 대책을 즉시 실행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아이들 안전이 최우선이 돼야 하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성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수곤 교수가 지적한 옹벽 문제는 긴급 예산을 편성한 뒤 용역진단을 거쳐 개보수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학교 개축 등의 문제는 성남제일초등학교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지정된 만큼 그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