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금리가 대폭 인상되면서 인천 지역 금융기관의 대출 규모 증가세는 둔화한 반면, 예금 규모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은행 인천본부에 따르면 인천 지역 금융기관의 6월 여신(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주는 행위) 증가액은 6천6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 증가액 1조1천886억원보다 크게 둔화된 수치다.
반면 수신(금융기관이 예금 등 돈을 받는 행위) 증가액은 9천816억원으로 5월 증가액보다 376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이 올해 잇따라 금리를 올리면서 대출 부담이 커지고 예금 금리는 오른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여신 항목을 세부적으로 보면 6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5월보다 30.6% 줄어든 848억원을 기록했으며, 기업대출도 5월 9천554억원에서 6월 5천475억원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
다만 가계대출의 경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1천138억원이 감소한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1천986억원이 증가했다. 올해 들어 부동산 경기가 급락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진 것은 주택담보대출 항목에 잔금 대출이나 중도금 대출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6월 가계·기업대출 증가액 감소
중도금 등 주담대는 1986억 증가
금리 인상 영향 수신액 376억 ↑
NH농협 인천본부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자체는 여전히 정부 규제가 강력해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규 입주물량이 많은 인천 지역 특성상 입주를 앞두고 중도금이나 잔금을 치르기 위한 집단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기관 수신 규모가 늘어난 배경에는 최근 들어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예금 관련 상품을 내놓는 추세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또 5~6월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요구불예금이 늘어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의 경우 7월 이후 다소 감소한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소상공인들이 지원금을 다른 계좌로 옮겨 이용하거나 대출을 갚는 데 쓰는 등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으로 주식이나 비트코인 대신 적금에 투자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일선 은행들이 3%대 후반의 고금리 상품을 내놓는 등 예금상품 경쟁에 나선 것도 수신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6월 인천지역 신용보증기관(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인천신용보증재단)의 신용보증에 따른 대출액수도 감소했다. 5월에는 501억원의 증가액을 기록했지만 6월에는 424억원이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의 신용보증액수가 241억원 감소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인천본부 관계자는 "신용보증 액수는 여신 동향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모든 기관이 똑같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감소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