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생활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으로 사명감을 먼저 꼽고 싶다. 사명감은 공직자뿐만이 아니라 공인이라면 누구나 지녀야 할 덕목으로 본분을 깨닫고 책임을 느끼는 마음이다. 자신의 지위와 하여야 할 바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난 후에야 비로소 겸손한 자세와 성실함을 견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국가를 이끌어가야 할 정치인들을 비롯 공인들이 많지만 과연 공인으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갖추었는지 의문스럽다.
언론에 오르내리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정치인과 장관들. 성 추문 사건에 음주운전 전력, 재테크를 위한 위장전입, 막말 사건 등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들은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그들이 과연 사명감을 지닌 공인으로서의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지 자성해야 하리라.
공직 본분 깨닫고 책임 느끼는 마음
업무 대하는 태도·적극성등 결정요인
사명감이 투철한 정치인이라면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익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며 또 교육자라면 나라의 장래를 위한 인재육성에 전념할 것이다.
또 사명감이 투철한 군인들이 많다면 국가의 안위가 걱정될 일이 없을 것이고, 산업 역군들이 본분에 충실하려 한다면 선을 넘어서는 노조활동으로 나라의 질서를 어지럽히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가 그나마 이만큼 잘 살고 있는 것은 사명을 다한 조상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군왕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신 세종대왕 덕분에 세계 최고의 언어인 한글을 사용하는 것이고 이순신 장군의 애민·애국정신 덕분에 전란의 최후를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일본의 치하에서 벗어나 독립을 이루고 힘겨운 동족 간의 전쟁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내 지금의 성장을 이룬 것도 주어진 사명에 충실했던 선조들 덕분이 아니겠는가? 그러고 보면 국민 각자가 주어진 사명을 다 한다면 선진강국이 될 것임이 확실하다.
똑같은 일이어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는 것과 사명감으로 행하는 것의 차이는 과정에서부터 결과에 이르기까지 매우 큰 것을 필자는 공직생활을 통해 직접 체험했다. 업무가 주어졌을 때 갖는 마음가짐, 대민자세, 처리의 적극성 여부가 사명감의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단지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고 미래가 확실히 보장되어서 공직을 택하였다 하더라도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여긴다면 아무런 긍지를 느끼지 못하리라.
적당한 경제행위로 전락시켜선 안돼
나름대로 정의·방침 정하고 시작해야
승진 늦거나 보수 낮아도 보람 남아
공인은 본인의 생활을 적당히 근무하고 보수나 받는 경제행위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 성심과 열정으로 일한 결과에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진정한 공인이 아니겠는가?
사명감은 자신의 본분과 나아갈 바를 분명히 깨닫지 못한 사람은 지닐 수 없는 덕목이다. 그래서 가진 사람은 매사에 언행이 확실하고 자신감에 차있어 신뢰감을 준다.
공인의 길을 걸으려는 후배들이여.
주위에 귀감이 되며 칭송을 받는 공인이 되고 싶은가, 아니면 그저 하루 하루를 무탈하게 적당히 보내는 평범한 공인이 되고 싶은가? 선택은 순전히 각자의 몫이다.
그러나 잊지 말라. 이 세상에 노력하지 않고 그냥 얻어지는 성과란 없다. 무슨 일을 시작하려 한다면 우선 공인의 사명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나름대로의 정의와 그에 따른 행동방침을 정한 다음 생활을 시작하라. 그리해야 설혹 승진이 늦거나 보수가 낮아도 후회하지 않고 보람이 남는 공인이 될 것이다.
/박상돈 前 경기도기술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