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여대 총장 인터뷰 (19)
장기원 수원여대 총장이 "성인학습자 전담과정을 개설해 성인교육 수요에 대응해 다양한 대학교육의 장을 만들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부동산관리·메디컬허브치유·보육·펫케어.

2022년 현재 한국 사회에 가장 중점적인 분야를 다룰 학과가 뜬다. 바로 수원여자대학교에서다.

대중적인 관심이 있는 부동산, 메디컬 치료, 보육, 펫케어 분야를 다루는 이들 학과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21세 이상 산업체 유경험자가 입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성인이 될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아니라 이미 성인이 된 사람을 대상으로 모집한다는 게 이들 학과의 특징이다.

한국 대학들은 지역을 막론하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부지역의 학생난은 심각한 수준으로, 경기도 대학들도 이런 문제를 겪고 있다.

동시에 고령사회로 접어들며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어떤 연령층에선 수요가 감소하고 다른 연령층에선 교육 필요성이 늘어나는 상반된 현상이 공존하는 것이다.

부동산서비스·허브치료·펫케어 등
내년도 일반 대상 전담과정 개설
"21세 이상 산업체 유경험자 모집"
학비 감면·수업시간도 탄력 운영"


이런 추세에 발맞춰 수원여대는 2023년 '성인학습자 전담과정'을 개설해 성인교육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장기원 수원여대 총장은 "성인학습자 전담과정이 대학교육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 총장은 "부동산서비스학과 30명, 메디컬허브치유과 20명, 보육과 10명, 펫케어과 20명으로 내년도 성인학습자 전담과정을 모집한다. 21세 이상 산업체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1개월 이상 건강보험에 가입한 경력이 있는 산업체 유경험자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여대는 개인 사정으로 고교 졸업 이후 곧장 산업체에 투입되거나 성인 이후 새롭게 배움을 찾으려는 시민들을 해당 과정의 수요자로 상정했다.

성인학습자 과정은 그동안 청소년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고등학생 연령층을 대상으로 대학 수시 모집을 진행해 온 관행과 다르게 지역사회의 성인, 그것도 일을 하고 있는 성인들을 수요층으로 잡았다. 성인학습자 과정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그동안 한국 사회에 공백으로 존재해 온 성인교육을 보완할 중요한 체계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장 총장은 "성인전담학과 모든 학생에 30% 학비를 선 감면하고 수시·정시 합격자에는 100만원 선 감면도 제공한다. 사실상 절반 이상 학비가 감면되는 것으로 여기에 국가장학금 제도 등을 활용하면 학비 부담이 거의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수업기간·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온·오프라인 수업을 함께 진행해 (대학생활에 대한) 부담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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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으로서 수원여대는 전국여대 취업률 1위를 수성하며 교육부의 2주기 대학혁신사업 수행자로 선정되는 등 명성을 이어갈 준비를 마쳤다. 특히 지난해 장 총장 취임 이후 묵혀왔던 개혁과제를 꺼내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장 총장은 "전체 학과를 대상으로 4번에 걸쳐 학과 투어를 했다. 학과별로 1시간 반에서 2시간에 걸쳐 여러 의견을 듣고 나누는 시간이었다. 내부 소통을 강화하니 53년 수원여대 역사를 바탕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 첨단디지털캠퍼스 구축작업도 시작했다. 코로나가 어려움도 줬지만 변화의 계기도 마련해줬다"며 "코로나로 원격 교육 체제를 도입하면서 온·오프라인 학습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수업이 대세가 됐다. 간호학과가 모태인 수원여대는 치위생·물리치료와 같은 분야에 강점이 있는데, 해부학을 3D 스캐닝으로 제공해 굳이 실물을 갖춰놓지 않고도 수업을 할 수 있게 한다거나 치위생이나 물리치료 실습을 VR(가상현실)로 구현하는 등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 "대학 구성원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전문대학혁신사업에 나서며 과거로부터 벗어나 본격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전국 여대 취업률 1위' 수성하며
교육부 2주기 대학혁신사업 선정
"전 학과 투어, 도약 자신감 얻어"
"코로나로 어려웠지만 변화 계기"


수원과 화성 두 곳으로 공간 분절된 캠퍼스 역시 온라인 교육이 대세로 떠오르며 지리적 약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수원여대가 강조하는 건 '다시 지역사회로'다.

그는 "두 개 캠퍼스 체제를 통해 지역대학 역할을 강화하고 싶다. 인제캠퍼스는 수원, 해란캠퍼스는 화성을 중심으로 정규 고졸학생을 지원하고 지역사회 성인학습자를 받아들여 다양한 교육이 펼쳐지는 장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주민이 사랑하지 않는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을리가 없다. 지역이 사랑하는 대학이 돼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이뤄지는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지금까지 매진해 온 지역봉사도 계속 펼쳐나가겠다. 지역으로 지평을 넓혀가려 한다. 지역과 함께 하는 대학을 실현하기 위해 지자체·지역 산업체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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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수원여자대학교 총장이 경인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2.8.2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수원여대의 미래에 대해 장 총장은 전망이 밝다고 확신했다. 그는 "경쟁력이 높은 학과는 정원을 증원하고 경쟁력이 낮은 학과는 정원을 줄이는 개혁을 진행하며 사회의 새로운 수요에 부합하는 새로운 학과도 만들어 나가겠다. 새로운 학생자원인 성인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 총장은 "전문대 설립의 가장 큰 목적은 졸업 후 취업이다. 수원여대의 취업률은 양적 측면은 물론이고 질적으로 큰 성취를 이루고 있다. 산업현장 경험을 갖춘 유능한 교수진과 각계각층에서 활동하고 있는 졸업생들을 바탕으로 새로 수원여대에 올 학생들과 미래를 설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