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민_-_오늘의창.jpg
양동민 지역자치부(여주·양평) 차장
최근 뇌과학에 관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뇌과학을 알아야 건강도 지키고 사회성도 기른다고 한다. 뇌과학을 모르고는 부자는커녕 낙오자가 되기 쉽다는 '섬뜩한' 글도 보인다. 닉 채터라는 영국의 인지과학자는 '생각한다는 착각'이란 책에서 인간의 판단이나 행동의 기저에 의지나 가치 같은 심오한 인간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고전적인 인식을 깨부순다. 인간의 뇌는 고작해야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즉흥적인 행동을 만들어내는 기관이라는 것이다.

민선 8기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다. 지자체마다 새로운 시장이 내놓은 공약과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다. 전에 없던 조직이 생기는가 하면 어떤 조직은 유명무실해진다. 여주시는 편리하고 신속한 민원처리를 위해 허가건축과를 허가과와 건축과를 분리하는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양평군은 생활행정 실천을 위해 청소과의 신설과 함께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관광과와 도로과 신설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반면에 선거 때 보여준 '의지'가 보이지 않는 그늘도 있다. 여주시는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실천할 방안이 딱히 거론되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공론화도 형식적 절차에 그칠 공산이 크다. 양평군의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추진했던 정책들(토종자원, 양평공사)은 자칫 두루뭉실하게 변질될 공산이 크다.

행정의 성패는 최고 관리자의 능력에 달렸지만 이를 실행하는 것은 오직 구성원들의 협력과 협조다. 업무를 전문화하고 능률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조직의 기능이다. 뇌 과학자들은 소신이나 책임 같은 심오한 정신의 깊이에 대한 환상을 떨쳐버리고 지극히 표면적인 '과정'에 집중할 것을 주장한다. 행정에서는 그 '과정'이 바로 조직이다. 조직만이 '평면적이고 얄팍한' 인간의 생각을 굳세게 만들 것이다.

/양동민 지역자치부(여주·양평) 차장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