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나이에 접어드는 '40대'에서는 고혈압성 질환이나 당뇨병 등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인천지원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빈도 상병 분석자료(인천지역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의원급 대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표 참조
40대에서는 지난해 '고혈압성 질환'(고혈압 등), '기타 연조직장애'(섬유모세포장애, 어깨병변 등), '식도, 위 및 십이지장의 질환'(식도염, 위염 등), '당뇨병' 등 나이가 들면서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 각각 다빈도 상병 3~6위로 올라섰다.
이 가운데 지난해 40대의 다빈도 상병 3위인 '고혈압성 질환' 진료 건수(심사결정분 기준)는 총 30만2천12건으로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5년 전인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전체 질환의 5.2~3% 비중을 유지하던 '고혈압성 질환'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5.9%로 올랐다.
다빈도 상병 각각 3·6위 올라
"코로나 시국 잘못된 생활습관
대사증후군 증가 연관성 충분"
'당뇨병'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지난해 16만6천353건으로, 5년 전인 2016년보다 약 3만건 이상 증가한 당뇨병은 전체 질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6년 2.5%에서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에 3.2%로 오른 데 이어 지난해에도 3.3%로 더 상승했다.
가천대 길병원 이기영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우리나라 남성의 경우 40대부터 성인병으로 불리는 당뇨병과 고지혈증 등의 대사증후군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50대에서는 최고조에 이르며 사망자도 많이 생긴다"며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은 유전적인 요인도 크지만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발생하는 병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코로나 시국에 당뇨병 환자가 실제로 증가한 것인지, 아니면 병원에 가지 않아 진단을 받지 못했던 환자가 코로나19 검사로 당뇨병을 발견한 것인지는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코로나 시국에 비만 인구 등이 확실히 늘어난 데에는 생활습관에서 문제가 생긴 것인 만큼 사회적 현상인 코로나 시국과 대사증후군 증가의 연관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 등 규칙적인 생활습관은 대사증후군의 예방뿐만 아니라 치료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신건강 질환'도 꾸준히 늘어
이밖에 주목할 만한 점은 40대에서도 다른 연령대와 마찬가지로 불안장애 등의 정신건강 질환을 안고 있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안장애·강박장애 등을 포함하는 40대의 '신경증성, 스트레스-연관 및 신체형 장애'는 2016년 3만5천156건(0.7%)에서 지난해 6만1천276건(1.2%, 다빈도 상병 상위 21위)으로 늘었다.
앞서 살펴본 청소년기와 20~30대(7월 26일자 11면 보도 등)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 불황과 가계 소득 감소, 대인관계 제약, 육아·양육 부담 등이 40대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0대의 전체 진료 건수는 코로나19 발생한 2020년 500만3천633건으로, 전년보다 약 60만건이나 감소했다가 지난해 511만481건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런 흐름은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유사하게 나타나는데,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감염을 우려해 진료를 위한 병원 방문조차 꺼리는 등 바깥 활동을 자제한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