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주민을 위해 일선에서 일하는 지방자치단체 행정에서는 무엇보다 진심소통이 중요하다. '진심은 통한다'라는 말이 있다. 진심이 결핍된 소통은 상대방을 이해하거나 설득할 수 없으며, 설사 이런 과정 없이 일이 성사됐다 할지라도 진심의 결핍에서 오는 문제가 사후에 꼭 뒤따르게 된다. 그러면 진심소통이란 무엇일까? 소통이 이뤄지는 기본적인 과정으로 나눠 살펴보면, 우선 상대방이 하는 말을 경청(傾聽)할 줄 아는 자세를 지니는 것이다. 이게 이뤄지지 않으면 진심소통은 시작할 수도 없다. 특히 지자체는 정파적 이해관계나 당리당략 등을 벗어나 시민의 행복과 도시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어디든 누구든 상관없이 다가가 격의 없이 소통하기 위해 경청해야 한다. 이런 이유에서 열린 자세로 시민의 말씀을 경청하고 마음으로부터 섬기는 행정을 하는 것이 필자의 정치철학이기도 하다.
매달 읍면동 찾아 주민들과 대화하며 교감
정파적 이해관계 떠나 시민행복 위해 경청
다음으로는 소통을 통해 내용의 핵심을 짚어내야 한다. 단순히 드러난 것을 귀 기울여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진정성을 갖고 그런 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등을 세세하게 살펴보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을 온전하게 이해하고 경청의 과정에서 느낀 점 등을 토대로 소통의 상대방에게 꼭 피드백(feedback)을 해줘야 한다. 이러한 경청의 과정에서 지자체는 원칙과 기준에 입각하면서도 중재와 조정 능력을 발휘하도록 힘써야 한다. 이를 통해 균형적이고 더욱 미래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간 지자체들의 소통방식은 대개 피상적이거나 행정절차를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지역이나 주민 간 갈등이 있거나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민원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소통과정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된다. 지역주민으로서 충분히 문제 제기할 수 있는 부분조차도 경청하지 않았으며, 핵심은 온데간데없고 절차적인 피드백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소통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실천하는 첫걸음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과 격의 없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화하는 것이다. 우선 시민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아야 하며, 지역 곳곳을 찾아가는 적극성도 발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민들을 만나 지역의 현안과제나 지역발전을 위한 건의사항 등을 경청하고, 즉문즉답(卽問卽答)과 같은 시간을 가져 곧바로 실천 가능한 사항은 즉시 답변하는 피드백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관계부서와의 논의나 다른 기관의 협조 등이 필요한 사안은 즉각적인 피드백이 불가능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답변하기로 약속한 후 이를 꼭 지키면 된다.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해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통하는 방법도 좋다. 단점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시민과 시정을 공유하는데 이만한 것이 없으며, 실시간으로 많은 시민의 다양한 피드백을 받아 볼 수 있는 장점이 더 크다. 실제로 많은 지자체에서 계정을 개설하고 활성화하려는 노력을 한다. 시민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청사를 개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여러 지자체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 방지와 청사 보안의 효율성, 직원 안전 등을 위해 출입통제 시스템을 도입했었으나, 최근 다시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개방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보안문제 등은 지자체 여건에 맞게 보완책을 마련해도 충분할 것이다.
지자체, 원칙 입각 중재·조정 능력 발휘해야
SNS 시정공유·청사개방 등 다양하게 접근
어떤 이들은 이런 노력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진심은 길을 만든다. 진심소통을 지속·확대해 나가면 점차 통(通)하게 되며, 분명히 상상 더 이상의 좋은 결과를 보게 될 것이다. 불통은 갈등을 불러오며 아무리 좋은 청사진도 허황된 것으로 만들 뿐이다. 지자체는 진심소통을 통해 조직 내는 물론 시민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행정을 구축하고 이를 통한 합리적·효율적·실용적인 시정 운영을 지향해 나가야 할 것이다.
/주광덕 남양주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