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이 당장 아이들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데도 행정당국이 탁상행정식 미봉책만 내놓고 있다고 반발하며 전면 등교 거부(8월29일자 8면 보도=뿔난 성남제일초 학부모들 '아이들 보호' 29일부터 일주일 전면 등교 중단)에 나선 성남제일초등학교 문제가 타 학교 학부모회, 각종 시민사회단체·정당,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등이 가세하면서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신상진 성남시장은 학교 현장을 방문해 학부모들에게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성남제일초 학부모들은 29일 오전 학교에서 '성남제일초 붕괴위험 긴급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연대 지지 의사를 밝힌 단체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연대 지지의사를 밝힌 타 학교 학부모회, 각종 시민사회단체, 정당 1차 명단이 공개됐는데 모두 40개에 달했다. 이들 단체들은 학부모들의 입장에 공감하고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학부모회 "건물 외벽·내부 균열
근본적 안전 대책부터 마련하라"
학부모들은 기자회견에서 '학생안전보장을 요구하는 학부모회와 시민사회단체 일동'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단순 균열을 넘어 이제는 붕괴 직전의 석축, 건물 외벽과 내부 모두 균열이 가고, 물은 잘 안 나오고, 하루하루 진행되는 지반 침하에 이제는 건물 붕괴 위험까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지상변압기가 점점 기울고 있어 고압전기로 인한 대형사고가 일어날까 두렵다"고 밝혔다.
이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대형 사고의 위험 속에서도 아무 조치 없이 교장과 교육청은 아이들을 보내라고 한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가 붕괴될 것 같다고 해 아이들은 본관으로 대피시켰지만 아직 별관에는 급식노동자, 과학실무사 등 8명의 노동자들이 있다"며 "별관 건물을 폐쇄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신시장, 현장방문 문제해결 약속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성남제일초의 경우 폭우 이전부터 50년 이상 노후된 교사와 재개발로 인해 건물 삼면을 둘러싼 옹벽의 균열로 학부모들이 안전대책을 요구했으나 경기도교육청과 학교는 안전에 '문제없다'만 하고 있다. 교실에서의 세월호는 절대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안전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또한 이날 등교거부로 학교에 가지 않은 학생들은 전체의 3분의2가량으로 나타났고, 이들 학생 중 맞벌이 가정 등의 아이들에 대해서는 가정집 등에서 공동 돌봄이 이뤄졌다.
한편, 신 시장은 이날 학교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옹벽 및 지반 균열 현장을 둘러본 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강구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 국토교통부 및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대책 마련을 건의하겠다고 했다.
신 시장은 "학생들 수업에 대해 주변 학교와의 협조, 모듈러 임시교실 운영 등 관계자 및 학부모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학교 전면 재건축 또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김순기·이자현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