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자 일원들의 사회적 책임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안산도시공사의 창립 인원으로 15년째 시설관리 분야에 근무 중인 이종채(56) 체육운영부 단원체육팀장은 최근 발생한 수해 복구에 공직자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팀장은 "이번 수해 복구와 같이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은 다들 기피한다"며 "형식적인 봉사활동에 그치지 말고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공직자들부터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팀장은 안산의 경우 시화호가 있기 때문에 침수 피해가 없을 것으로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번 폭우로 오판이란 것을 깨달았고 수해 복구 현장에서 봉사활동에 대한 생각을 다시 다졌다. 정말 절실한 곳에 손을 보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화호 믿고 침수피해 없을거라 낙관
취약계층 큰 피해… 사회적 책임느껴
공기업 근무 터득한 기술 사회에 공헌
안산지역은 최근 집중호우로 주택 침수 등 모두 843건의 피해가 발생했고 재산상 피해액은 약 123억원에 달했다. 특히 침수는 취약계층이 많은 상록구 반월동 지역에 몰려 피해를 더욱 키웠다.
이에 이 팀장은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거주시설에서 자진해 당직근무를 서며 이재민들의 불편을 살폈다. 그리고 경기도·안산시 자원봉사센터 주관으로 반월동의 한 의류 원단 창고에서 진행된 수해 복구에도 참여했다.
물먹은 원단은 성인 남성 2~3명이 붙어도 옮기기 힘들 정도로 무거웠고 곳곳엔 악취가 가득해 극한 중에서도 극한 현장이었다.
결국 수해 복구와 같이 힘든 현장은 봉사자들마저도 발길을 멀어지게 만들었다. 지금도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데 복구 현장에서는 손이 모자란다며 아우성이다. 당시 이 팀장도 이 같은 현장으로 잠시 딴마음을 먹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공직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깨닫게 됐다.
이 팀장은 수십 년 동안 직원들과 함께 취약계층 거주지를 개선해주는 기술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공기업에 근무하며 자신이 보유한 기술을 적극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서다. 다만 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극한의 현장까지 다가가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이 팀장은 "이번 수해 복구에 참여한 게 저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봉사활동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며 "지금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공무원들의 힘을 보여주자"고 공공의 사회적 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시민의 세금을 받는 입장에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항상 시민 여러분께 보답하겠다"며 "모두 힘내시길 바란다"고 말을 마쳤다.
안산/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