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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은 31일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이 장기간의 수면무호흡증이 성인의 뇌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며 "이번 연구는 세계최초 대규모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수면무호흡증의 조기 발견 및 치료 관련 정책을 만드는 데 활용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 하버드의대 로버트 토마스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했고.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회인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윤 교수팀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이란 잠을 자는 동안에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거나 상기도가 자주 좁아지면서 호흡을 방해하는 수면장애 증상으로, 수면의 질을 낮춰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는 증상이다.

세계 최초 대규모 인구 장기간 관찰
지속 시 집중력 영역 뇌손상 확인
조기발견 및 적극적인 치료 필요


문제는 수면 중에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는 이를 인지하기 어렵고 이에 장기간 방치할 시 치매 및 인지장애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심할 경우 고혈압,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수면무호흡증 연구는 추적·관찰기간이 짧거나 연구 대상이 적은 경우가 많아 수면무호흡증이 장기간 이어질 때 환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밝혀낸 연구는 아직 없었다.

이에 윤 교수팀은 장기간·대규모 추적관찰을 통해 수면무호흡증이 성인 뇌 구조와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자 연구를 시행했다. 연구는 성인 1천110명을 ▲정상군(1, 2차 음성) ▲호전군(1차 양성, 2차 음성) ▲발생군(1차 음성, 2차 양성) ▲지속군(1, 2차 양성)으로 분류해 1차(2011~2014)와 2차(2015~2018) 등 4년 간격으로 뇌-자기공명영상(뇌-MRI)과 신경인지검사 결과를 비교 및 분석했다.

그 결과 수면무호흡증 발생군에서는 집중력과 시각정보처리 기능과 관련해 뇌영역에서 손상을 확인한 반면에 수면무호흡증 호전군에는 손상된 시각기억 경로의 회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수면무호흡증 지속군에서는 시각기억과 관련된 뇌 손상이 발견됐으며, 이러한 변화는 60세 이상과 남성에게서 더욱 잘 드러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측은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수면무호흡증을 조기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뇌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치매 등 인지 장애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번 연구에 참여한 수면무호흡증 발생군의 무호흡증 정도는 대부분 경증임에도 인지저하 및 뇌 손상이 확인된 것으로 보아 기존에는 중증 수면무호흡증만 치료했다면 이제는 경증 수면무호흡증도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세계 최초 대규모 인구를 대상으로 장기간 관찰함으로써 수면무호흡이 뇌 기능과 뇌백질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낸 점에서 높은 학술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울러 수면무호흡증을 조기 발견 및 치료 방안 정책을 수립하는 데 뒷받침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연구 교신저자 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예후가 좋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에서 치매 및 인지장애의 발생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인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