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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로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천에서는 이달 8천 가구에 달하는 신규 물량이 예정돼 있어 준공 후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송도국제도시 전경. /IFEZ 제공

 

 

인천 지역의 7월 미분양 주택이 전월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달에도 8천 가구에 달하는 신규 물량이 예정돼 있어 자칫 준공 후 미분양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7월 주택 통계'를 보면, 인천 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6월 대비 30.1% 늘어난 544가구로 집계됐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6월 126가구에서 7월에는 252가구로 100%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 가구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이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 가구의 증가율도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매거래량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거래 절벽이 이어지고 있고, 신규 물량이 앞으로도 예정돼 있어 주택 가격이 앞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서구 검단신도시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등을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이나 무순위 청약에도 분양에 실패한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6월 126 → 7월 252가구 2배 증가
집값 추가 하락 전망 반영 결과


검단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아파트값이 계속 내려간 탓에 분양가보다 낮은 시세가 형성될 것을 우려한 사람들이 청약을 포기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매물 외에는 거래가 거의 끊긴 상황에서 검단에 추가 물량이 계속 들어올 예정이라 준공 후 미분양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청약이 진행된 송도국제도시도 미분양 물량이 계속 쌓이는 상황이다. 올해 초 분양한 송도의 한 신축 예정 아파트는 8월에도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으나 여전히 미분양된 물량이 남아있다.

경제자유구역인 송도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9억원이 넘는 가격대에 분양가가 형성된 물량이 많은데, 9억원 초과 주택은 주택도시보증공사나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어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송도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A(53)씨는 "기존에 살던 집을 내놔도 팔리지 않으니 중도금과 잔금을 치를 자금이 없어 분양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었다"며 "투기과열지구라 주택담보대출비율이 40%에 묶여 있는 것도 악재로, 정부가 규제를 풀지 않는 한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도 추가 공급 물량이 예정돼 있어 향후 미분양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9월 중 인천에 공급되는 물량은 동인천역 인근 2천여 가구, 검단 1천900여 가구 등 총 7천483가구로 조사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역과 분양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미분양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만큼 분양가가 높은 송도 등을 중심으로 청약 미달 사태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