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지역에서 최근 설비시설 고장으로 정전사고가 잇따르자 시민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급작스러운 전기 공급 중단도 모자라 전신주가 쓰러지는 등 각종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전기공급 시설에 대한 부실 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4일 한국전력공사 인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1시21분께 부천시 소사구의 한 변전소 설비시설이 고장 나 범박동과 옥길동 일대 1만6천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다음날인 8월30일 오후 9시께에도 같은 문제로 정전사고가 나 옥길지구 내 오피스텔과 공동주택 등 총 860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정전사고로 한때 냉장고 등 전자제품을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또 일부 주민들은 건물과 아파트 승강기에 갇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소방당국에 승강기 갇힘 사고로 접수된 신고만 2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지난 8월31일 오전에는 주택가에 있는 전신주가 쓰러지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원종동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전신주 2개가 잇따라 쓰러져 인근에 주차된 차량 1대를 덮쳤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설비시설이 고장 나 90여 가구의 전기공급이 2시간 넘게 끊겼다.
전자제품 못 쓰고 승강기에 갇혀
주택가 전신주 쓰러져 차량 덮쳐
"사후약방문식 대처가 문제" 지적
이처럼 부천에서 설비시설 문제로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옥길동에 사는 김모(42)씨는 "한두 번도 아니고 지난달에만 3차례 이상 정전사고가 났다"면서 "한전 측에서는 사고의 원인이 설비문제라고만 하는데 사전에 관리를 잘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애꿎은 주민들만 계속해서 피해를 보는데 사후약방문식 관리는 언젠가 큰 사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도 "작년 이맘때에도 옥길동에서 난 정전사고로 가전제품이 고장 났지만 보상도 못 받았다"면서 "매번 전기 선로 이상으로 정전됐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얼렁뚱땅 넘기려는 한전의 행태에 기가 막힌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정전사고 예방을 위해 수시로 설비시설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며 "부천지역에서 설비 고장으로 인한 전기공급 문제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특별점검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