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계 응급수리 겨우 작동
자재 복구 일손부족 손도 못대
물에 젖은 맥주원료 전량 폐기
"워낙 피해가 커 완전 정상화되려면 수개월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태풍도 올라온다는 데 어찌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광주시 초월읍의 수십개 기업들이 공장 정상화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완전 복구에 2~3개월이 걸릴 전망이 나오면서 '한숨'만 쏟아지고 있다.
광주시 초월읍에서 건축 내장재 몰딩 전문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화 (주)유정 대표는 "엉망이 된 공장 복구에 정신이 없는데 또 비가 온다니 걱정이다. 아직 완전 복구를 하려면 2개월여가 더 소요될 예정"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8월 집중호우로 공장 맞은 편 산에서 토사가 밀려와 도로와 하수구를 막아 조성 중인 공장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자재와 기계들이 물에 잠겨 손실액만 4억원대에 이른다.
4일 현재 응급복구는 마무리돼 공장 기계 일부는 작동되지만 물에 잠겼던 자재와 보일러실 복구 작업은 인력 부족으로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대표는 "2011년 폭우로 인해 경안천이 범람하면서 하천 둑이 무너져 공장이 완전히 물에 잠기는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에 또 다시 집중호우로 공장 피해가 커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인근 수제 맥주 공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수제맥주 생산업체인 플래티넘 크래프트 맥주(대표·배문탁)는 이번 수해로 맥주를 생산하기 위해 창고에 쌓아놓았던 맥주 원료인 맥아가 물에 젖어 전량 폐기, 약 7천만원의 손해를 봤다.
현재 응급복구로 일부 공장 가동은 하고 있지만 가동 중에 기계가 멈추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면서 제품 생산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업체 측은 "모든 기계들이 물을 먹어 교체 또는 수리를 해야 하는데 언제 수리가 끝날지 몰라 공장의 정상 가동이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이 지역에는 15개의 크고 작은 공장들이 밀집돼 있다. 이번에 수해를 본 이 지역은 도로보다 지대가 낮은 데다가 집중호우로 산에서 내려온 토사가 하수구를 막으면서 하수구 역류와 함께 물이 공장지대를 덮쳐 큰 피해를 봤다.
특히 이곳 업체 관계자들은 아직 복구작업도 끝나지 않았는데 북상하고 있는 태풍 '힌남노'가 다시 많은 비를 몰고 와 피해를 주지 않을까 큰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