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솟는 물가에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인하대학교 2학년생 남모(22)씨는 이번 가을 학기에 복학하면서 학교 근처 주점 아르바이트를 구했다.
남씨는 "군 복무를 마친 올해 초와 비교했을 때 학교 주변 식당 음식 가격이 500원 정도씩은 오른 것 같다"며 "물가가 오르면서 부모님의 지원만으로는 생활비가 부족할 것 같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식당 밥값도 (일반 식당과 비교해) 차이가 크지 않아 자취방과 가까운 곳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졸업 전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는 인천재능대 2학년생 신모(21·여)씨는 학업과 취업 준비를 하면서 빠듯한 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도 병행하고 있다.
신씨는 "밥을 시켜 먹을 때 배달비만 해도 1천~2천원은 올랐다. 세제 등 생필품 가격도 부담"이라며 "몸이 피곤하긴 하지만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선 아르바이트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연초보다 식당 500원씩 전부 올라"
부모님 지원으로는 부족한 현실
업계 "방학 아닌 학기 중 이례적"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 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의 인천지역 외식비 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 7월 기준 김밥(2천800원), 자장면(6천원), 비빔밥(8천150원), 김치찌개 백반(7천333원)의 평균 가격은 올해 1월보다 각각 100~600원 올랐다.
주로 대학 주변 식당가에서 점심 등을 해결하는 대학생들에게 식비 인상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달 11~17일 대학생 1천812명을 대상으로 올해 2학기 아르바이트 계획을 조사한 결과,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89.5%에 달했다.
지난 1학기와 여름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57.6%, 67.3%인 점과 비교했을 때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려는 대학생이 늘어난 것이다.
이들은 2학기 아르바이트에 나선 이유(중복 응답)로 '용돈 부족'(71.6%), '물가 인상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33.5%) 등을 꼽았다.
알바천국 관계자는 "대학생들은 학기 중보다 시간 여유가 많은 방학 때 아르바이트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번 조사에서 많은 학생이 학기 중 아르바이트를 계획한다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물가 인상을 체감하는 학생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생활비를 벌려고 아르바이트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