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야심차게 발표한 '유네스코 창의도시 테마파크' 사업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구체적인 사업계획은커녕 향후 일정 등도 전혀 확정되지 않아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부천시, 2019년 軍부대 빈 부지 매입
2025년 착공 정확한 일정 공개 꺼려
민선7기 역점사업 뒷전 밀리나 우려
6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는 2019년 부천 작동 군부대 이전 부지에 유네스코 창의도시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같은 해 상반기 국방시설본부 경기남부시설단과 군부대 이전지에 대한 매매계약(매입가 525억원)을 체결했다.
시는 매입한 작동 1-1 등 5필지 5만8천748㎡에 사업비 193억원을 들여 대규모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등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었다. 당시 시는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가 하면 부천시 발전전략 및 대상지 분석을 통해 세부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듬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대상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민선 7기 역점사업의 하나로, 순항하는 듯 보였던 해당 사업이 지난해 하반기 기본계획수립용역 절차만 끝냈을 뿐 아직 기본적인 개발계획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오는 2023년 상반기부터 2024년 하반기까지 타당성 용역 및 중앙투자심사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2025년 착공에 들어가 2026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달 중 개발과 관련한 기본계획을 결정짓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계획만 있을 뿐 정확한 일정조차 공개를 꺼리고 있어 사업이 현 정부 들어 사실상 '뒷전'으로 밀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 A씨는 "군부대 이전부지에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지가 언젠데 아직도 개발계획조차 확정 짓지 못했다니 기가 막힌다"며 "민선 7기 부천 대표 사업 중 하나로 시민들의 기대가 컸는데 시장이 달라졌다고 사업이 축소되거나 중단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 개발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다만 문화재생사업(기존 건물의 형태를 유지한 개발) 대상지로 선정된 만큼 문화를 테마로 하는 형식으로 재생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개발과 관련한 내용은 공개가 어려우며 시기가 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