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자 코로나19 검사 면제, 면세점 한도 증가 등 해외 여행 수요에 긍정적인 정책들이 이달에 시행됐으나 이 같은 조치가 실제 여객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과 고환율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인 8~12일 인천공항 이용객은 29만4천192명으로 추산된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여객은 5만8천838명이다. 인천공항 여객은 지난달 하루 여객 7만명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여름철 성수기와 비교해도 감소했다. 7월 22일부터 8월 10일까지 인천공항 하루 평균 이용객은 6만2천956명이다.

성수기 이후에 입국전 코로나 의무검사가 폐지됐고, 면세한도도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하는 등 해외여행 활성화를 위한 조치가 시행됐지만 당장은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항공 업계는 보고 있다.  


연휴 인천공항 이용 29만명 추산
여름 성수기 비교해도 감소 추세
물가 상승·고환율·고금리등 영향
 

인천공항 여객 수 증가가 더딘 데에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8월 상승률은 5.7%로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여기에 금리도 큰 폭으로 뛰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0%로 올해 초 1.25% 대비 2배로 증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금리 인상은 모두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행에 쓸 지출 여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환율도 큰 폭으로 오르면서 여행 수요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1천370원을 넘어섰다.

올해 초 1천193원이었던과 비교하면 15% 정도 증가했다. 물가·금리·환율이 동시에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소비인 '여행'에 대한 수요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이달 중순에 필리핀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A(39) 씨는 "여행을 결정했지만, 물가가 너무 오른 데다가 환율도 높아서 생각보다 타격이 크다"며 "여행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다른 부문을 아끼고 있다. 주변에서도 코로나19가 완화하면서 여행을 계획했는데 미루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전처럼 해외여행이 활성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코로나19 상황은 점차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속도는 더디더라도 상황은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