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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춘 경인지방병무청장
지난 7월 말 극장가에는 충무공 이순신을 소재로 한 영화 '한산:용의 출현'이 개봉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극장가에도 인파가 몰리기 시작하였고, 이 영화는 '이순신'이라는 우리의 영웅을 다룬 영화답게 큰 화제를 모았다. 이순신은 탁월한 지휘 능력과 전쟁에서 쌓은 업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존경받는 국민적 영웅이기도 하지만 공직자들에게는 청렴하고 정직한 인물로 따르고 본받아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이순신의 청렴하고 정직한 공직자로서의 면모는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는 공직자로서의 지켜야 할 행동 지침 및 기준을 세우고 원칙을 엄격히 지켰다. 이중 제1원칙은 '올바른 가치관과 도덕성을 견지하는 것'이다. 가치관은 행동의 지침이 되고 의사 결정을 하는 기본으로서 부정한 일을 행하지 않는 정직을 올바른 가치관의 바탕으로 삼았다.

1579년 2월 이순신이 훈련원에서 인사업무를 관장하는 봉사로 재직하던 중의 일이다. 병조정랑 서익이 편법으로 자신의 친척을 훈련원 장군으로 승진시키기 위해 이순신에게 인사 압력을 가하였으나, 이순신은 법의 규정을 들어 상관의 인사청탁을 단호히 거절하였고 이로 인해 서익의 미움을 받아 훈련원에 부임한 지 8개월 만에 인사 조치를 당하게 되었다. 이처럼 이순신은 상관의 부탁일지라도 법과 원칙에 어긋나면 자신이 받을 불이익은 생각하지 않고 완강히 거부하였던 대쪽 같은 인물이다. 


이순신, 상관 인사청탁 단호히 거부한 대쪽
엄중 처벌규정 스스로 부패행위 경계 계기


2022년 5월19일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하 이해충돌방지법)이 시행되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2013년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의 일부로 국회에 제출되었으나 도입방식, 적용 범위 등에 합의를 이루지 못해 8년간 표류되어 오다 2021년 5월18일 제정되어 2022년 5월19일부터 시행되었다.

200만명 공직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이해충돌방지법은 직무를 수행할 때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로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을 저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다. 사전에 부패행위로 이어지기 쉬운 공직자의 이해충돌 과정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명확한 길잡이 역할을 하는 동시에, 부패행위를 저지를 시 엄중한 처벌이 뒤따르는 처벌 규정이 확립되어 공직자 스스로 부패행위를 경계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해충돌방지법에서는 직무수행 중 발생한 이해충돌 상황(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할 때에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가 관련되어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공직자들이 해야 할 5개의 신고·제출 의무와 하지 말아야 할 5개의 제한·금지 행위를 정하고 있는데, 직무관련자가 사적 이해관계자일 경우 신고하거나 회피, 직무관련자와의 거래 신고, 퇴직자 사적 접촉 신고 등을 의무화하고 직무관련 외부활동 제한, 가족 채용 제한, 직무상 비밀 등 이용 금지 등을 명시하고 있다. 이로써 직무수행 시 이해충돌상황에 있는 공직자를 직무로부터 배제하거나, 일부 행위를 제한하여 이해충돌 사전 예방 및 관리, 부당한 사적 이익 추구 방지,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 보장으로 직무 관련 부정이 발생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새로운 부패유형에 대한 통제를 할 수 있게 되어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직무관련 부정 원천적 차단 국민신뢰 확보
모든 공무원 실천 또한번 청렴의지 다지길


우리 병무청에서는 법 시행에 맞춰 이해충돌방지법 관련 리플릿을 제작하여 전 직원에게 배포하고, 사내 게시판을 통해 핵심 내용을 전달하는 등 이해충돌방지법의 이해를 돕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어떻게 보면 공직자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덕목인 청렴, 정직 등의 가치를 법으로 제정하여 부패방지를 유도하게 하였다는 것에 다소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돌아보고 주변을 살피면서 다시 한 번 청렴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나를 포함한 모든 공직자가 부패방지대책, 이해충돌방지법을 지켜나간다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커다란 나무로 성장할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 단계 더 청렴하고, 한 단계 더 공정한 공직사회' 그리고 '한 단계 더 신뢰받는 공직사회', 우리가 이뤄나가야 할 공직사회의 모습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성춘 경인지방병무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