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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필 한국국토정보공사(LX) 경기남부본부장
내일이면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 후 맞이하는 첫 추석 연휴다. 모처럼 온가족이 마음 편히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오히려 생소하기도 하고 설렌다. 사실 공공기관에 몸담고 있다 보니 정부 방침을 지키느라 지난 추석에는 가족들 모임도 부담이 되어 가보질 못했다.

나의 유년시절을 떠올리면 추석은 정말 얼마나 큰 명절이었는지!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전 국민 70% 이상의 고향 방문으로, '민족 대이동'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고속도로 정체는 언제나 명절 뉴스의 메인을 장식했다. 간만에 모인 친척들로 시끌벅적한 큰댁에서 넘쳐나는 신발정리를 고심했던 어린 날의 풍경이 떠오른다. 그때만 해도 연휴동안에는 문을 연 가게도 없어 모처럼 만난 친척 형들과 연휴 내내 신나게 명절 음식을 먹으며 동네를 뭉쳐 다녔다. 한복을 차려입고 미리 준비한 과일, 술, 강정, 참기름 등을 보따리에 싸서 어른들이 계시던 큰댁으로 온 가족이 집을 나서는 한가위는 정말 큰 잔치 같았다.

이러한 명절풍경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급격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빠른 속도로 변화되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이렇게 정겨웠던 명절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했다. 빈번한 예로 감사의 뜻으로 표현하던 명절선물을 빌미로 필요한 사안을 '청탁'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뉴스를 통해 대선이나 비리감사에서 심심치 않게 떡값, 돈다발 사과상자, 상품권 등의 말들이 들려왔고,주로 채용, 허가, 감사, 입찰 등 업무와 관련된 '갑과 을'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이었다. 


미풍양속 정서 맞지 않을 법 했지만
'김영란법' 청렴 문화 개선에 만족
옛 성현들 공직자 덕목 '맑은 기품'


이렇게 사회적 미풍양속과 청탁의 결부를 규제하기 어렵게 되자 이러한 것을 방지하고자 법률적으로 기준이 생겨났다. 우리에게 가장 대표적이고 익숙한 것이 바로 '김영란법'이다. 김영란법의 정식 명칭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로 언론인, 교직원을 포함한 공직자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식사 3만원, 일반적 선물 5만원, 농수산물 선물 10만원, 경조사비 5만원 이하, 추석 명절에는 농수산물 선물의 경우 20만원까지로 상세히 규정하였다. 처음 이 법의 발의와 관련해서는 사회적으로 의견이 분분했다. 명절 선물비를 법적으로 금액까지 제한하다니! 그간의 정서에는 맞지 않을 법도 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기관마다 실시된 만족도 결과를 보면 사회 전반의 '청렴문화가 개선됐다'는 의견은 일치하고 있다.

나 또한 공공기관에서 오래 재직하면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의식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지난 5월19일부터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이 시행되어 직무수행과 관련된 부패를 줄이기 위한 법률적인 기준이 추가로 마련되었다. 최근 직무와 관련된 공직자 가족의 비리나 사적 이익 추구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법이 더욱 강화되었다. 이제는 사회적으로도 공공기관의 내부에서도 이러한 법률의 시행에 대해 별 이견이 없다. 오히려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식이 자리 잡았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도 공공기관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8월 경기남부지역본부에서는 '청렴윤리 워크숍'을 개최하였다. 본부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해충돌방지법' 특강을 비롯한 청렴 뮤지컬,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청렴하고 반듯한 조직 운영을 위해 힘을 모으는 자리였다. 이러한 교육의 필요성은 이제 직원들이 더욱 느끼고 공감하는 분위기로, 매월마다 'LX 청렴의 날'을 자체적으로 지정해 실천활동을 서로 공유하며 공직자로서의 기본을 잊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번 명절엔 시끄러운 뉴스보다는
기쁘고 풍요로운 소식 가득했으면


국민들이 공공의 영역에게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요청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청렴'이다. 민간에서도 조직의 '청렴'이 곧바로 기업의 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최근 지속가능한 ESG 경영의 중요성과 더불어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옛 성현들이 공직자의 덕목을 맑고 높은 기품에 있다고 했던가! 이번 명절에는 뉴스를 통해 시끄러운 소식으로 귀를 피곤하게 하지 말고, 가슴 가득히 즐거움과 풍요로움이 차오르는 한가위를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점심시간에 사무실 밖으로 나서니 유난히 맑은 가을 하늘의 푸른빛이 눈부시다. 실로 오랜만에 명절 같은 명절을 맞이하는 것 같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윤한필 한국국토정보공사(LX) 경기남부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