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에서 공급하는 학교급식 배추김치가 다음주부터 한 달 간 경기도 내 5개 지자체에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 학생 및 학교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국농협김치조합공동사업법인(이하 한국농협김치)이 오는 13일부터 10월14일까지 한달 간 배추김치 학교급식 공급 중단을 담은 '배식용 포기김치, 백김치, 보쌈김치 공급 관련 협조 요청'을 긴급으로 화성·고양·용인·성남·광명시 등 관련 지자체 급식 지원센터에 전달한 것으로 7일 뒤늦게 알려졌다.

한국농협김치는 이들 지자체의 전체 배추김치 급식의 55% 이상을 제공하고 있어 상당수 학생이 배추김치를 한달 간 맛볼 수 없을 전망이다.

재료 수급 어려움 '공급 중단'
화성 등 5개 지자체센터 통보
대다수 업체들 손해 감수 '대비'


한국농협김치 측은 이상기온에 따른 폭염과 잦은 폭우로 농산물의 작황이 극히 좋지 않아 배추 원재료 수급에 어려움이 크다며 배식용 포기김치·백김치·보쌈김치를 대체가능 품목인 깍두기, 총각김치 등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폭우와 일조량 감소 등으로 배추 가격의 고공 행진이 계속되면서 지난해보다 포기당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치 관련 업계에서는 원재료인 배춧값 인상에 따라 학교급식으로 제공되는 배추김치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농협 측의 대표적 갑질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연간계약을 빌미로 기존 업계의 진입을 막으면서도 배추김치 공급을 중단한다는 것은 학생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반면 학교급식에 참여하고 있는 대다수 김치공장들은 배춧값 폭등에도 손해를 감수하며 배추김치를 정상 공급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농협김치 관계자는 "배춧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데다 배추원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불가피하게 대체 가능 품목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며 "배추 수급상황이 좋아지면 학교 급식처에 우선 공급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화성/김학석·민정주기자 mar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