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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식당에서 판매 중인 김밥과 삼겹살.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물가가 하도 올라서 요새는 하루 세끼 먹을 걸 두끼만 먹을 때도 있습니다. 물가 때문에 살이 빠지는 느낌이에요."

경기도 외식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때 '한 줄 1천원'이 공식처럼 여겨졌던 김밥은 이제 한 줄에 3천원, 삼겹살 1인분은 1만7천원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설상가상 추석 이후엔 각종 식료품 가격이 더 오를 전망이다.

8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경기도 김밥 평균 가격은 2천966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2천914원)대비 1.78% 오른 수치다. 전년 동월(2천635원)보단 12.56% 올랐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하는 외식 품목 비용은 모두 오른 상태다. 지난 6월과 비교했을 때 인상 폭이 가장 큰 메뉴는 칼국수로, 3.43% 올라 8천310원을 기록했다. 칼국수의 주요 원재료인 밀가루 가격이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계탕도 6월 대비 3.19% 올라 1만5천621원, 김치찌개 백반은 2.84% 상승한 7천500원이 됐다. 자장면은 6천224원으로 2.55%, 삼겹살은 1만6천934원으로 2.45% 인상됐다. 냉면은 9천379원에서 9천413원으로 0.36% 올랐다.

외식비 뿐 아니라 전반적인 물가도 상승 중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로 지난해 8월 대비 5.7% 상승했다. 1년 전 대비 가공식품은 8.4%, 농·축·수산물은 7% 올랐다.

치솟는 물가에 서민들 부담은 커지는 모습이다. 직장인 A(27)씨는 "분식집에서 기본 김밥 1줄, 기본 라면 한 그릇 시키면 보통 7천~8천원이 나온다"며 "여기에 커피 한 잔까지 곁들이면 1만원은 우습게 넘는다. 세끼를 밖에서 먹으면 3만원은 거뜬히 넘기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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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사조 참치캔. 2022.9.8.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이런 상황 속 추석 이후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라면 가격이 오른다.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라면 26종과 스낵 23종의 출고 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 마트 기준 신라면은 봉지당 736원에서 820원으로, 새우깡은 1천100원에서 1천180원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팔도는 오는 10월 1일부터 라면 12종을 평균 9.8% 인상한다. 왕뚜껑은 11%, 팔도비빔면은 9.8% 오른다. 통상적으로 업계 선두 주자가 가격을 올리면 다른 업체들도 인상에 동참하는 만큼 오뚜기와 삼양식품 등도 도미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공식품 가격은 일찍이 오른 상태다. 동원F&B는 지난 7월 참치캔 가격을 10% 가량 올린 상태다. 실제 이날 방문한 수원시내 한 대형마트에선 동원 플러스참치 135g 8개 묶음이 1천원 할인해 1만5천99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사조 살코기참치 150g 6개 묶음은 1만5천490원이었다. 마트에서 만난 B씨는 "라면, 캔햄, 참치 등 가공식품을 조금만 담아도 5만원이 넘어 장보기가 무섭다"고 한탄했다.

우유 제품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음용유(乳)와 가공유의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원유 가격 차등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아직 새 원유 단가를 정하지 못한 정부와 낙농업계가 최근 대화의 물꼬를 터서다. 조만간 새 원유 단가를 책정하면 우유 제품 가격 역시 그에 따라 변동할 것으로 보인다. 낙농가가 정부의 가격 차등제 도입을 받아들이는 대신, 원유 가격 인상 폭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강기정·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