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요 산업의 맞춤형 인재 육성을 위해 '중소기업계약학과'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인천지역 기업·대학의 참여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78개 계약학과가 운영되고 있는데, 인천은 1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12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78개 계약학과가 운영되고 있으며 중기부는 내년에 85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계약학과는 취업한 뒤에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 중기부는 이 사업이 중소기업 인력 유입을 촉진하고, 인재의 장기 재직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기부, 내년 85개까지 확대 계획
경기 11개·서울·부산 5개씩 대조
"지역 대학들 참여 유도해야" 지적
정부가 이 같은 취지로 계약학과 운영을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인천지역 대학의 참여는 극히 저조하다. 인하대 스마트소재부품공학과가 유일하다. 경기도는 11개, 서울과 부산이 5개씩 운영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사업은 대학이 기업과 연계한 뒤 정부에 신청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학의 적극적인 의지가 없으면 사업이 진행되기 어렵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직원의 재교육을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기업들의 호응도 좋다는 게 관계 기관의 설명이다. 기업인들도 계약학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만큼 지역 대학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있는 '태진이엔지'는 경기도에 있는 대학과 연계해 계약학과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전문대를 졸업한 직원이 계약학과를 통해 학사 학위를 받았다. 직원의 업무 능력이 향상되는 효과도 있었다고 한다.
태진이엔지 강희철 대표는 "계약학과는 특히 직원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다시 추진할 생각이 있다. 인천지역 대학에 계약학과가 설립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인천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제조업체들이 밀집해 있는데, 새로운 산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선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
바이오와 반도체, 항공산업 등 주력 산업 인력 수급 및 재교육도 시급한 실정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인력은 실무 능력이 부족해 현장에 바로 투입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중기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대학이 나서야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구조"라며 "정부에서는 다양한 대학과 기업이 이 사업에 참여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