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경기 지역 학교 체육 운동부의 선순환 구조가 무너져 선수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시흥시 장곡고 배드민턴부의 해체가 대표적이다. 팀이 없어지면서 시흥시 관내 배드민턴부 선수들이 고향을 떠나 연고가 없는 경북까지 유학 아닌 유학을 가고 있다.

이에 시흥시배드민턴협회와 시흥지역 학교 배드민턴부 코치들은 해체된 장곡고 배드민턴부를 재창단하거나 새로운 고등부 팀을 창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관내 선수들 경북까지 유학 떠나
교육지원청 "관련 지원방안 강구"


13일 시흥시배드민턴협회에 따르면 장곡고 배드민턴부는 올해부터 운영하지 않고 있다. 장곡고 배드민턴부의 해체 이유는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체육관이 폐쇄되는 등 장곡고 선수들이 훈련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에 선수들이 수도권보다 방역지침이 완화된 지역으로 전학을 가면서 배드민턴부 학생 수가 급격히 줄었다. 학교는 배드민턴부를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갑작스럽게 고등부 팀이 없어지자 당장 고등학교로 진학해야 할 시흥시의 중학교 학생들이 피해를 봤다. 실제 능곡중의 한 선수는 시흥에서 갈 고등학교가 없어 올해 경북 김천여고에 입학해야 했다.

장곡고 배드민턴부가 있었던 시기에는 진말초, 능곡중을 졸업한 학생들이 장곡고로 진학하는 초·중·고 연계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었다. 대표적으로 올해 일본오픈에서 여자 복식 2위를 기록하며 맹활약한 이유림(삼성생명)이 진말초, 능곡중, 장곡고를 졸업했다.

초·중·고 선수 연계 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시흥시배드민턴협회에서는 장곡고뿐만 아니라 시흥 지역 고등학교에 배드민턴부 창단을 추진하고 있지만, 학교들로부터 속 시원한 답변을 듣지는 못하고 있다.

시흥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시흥에 고등학교 배드민턴부가 없다 보니 타 시·도에서 중학교 선수들을 데려가려고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시흥에서 키워놓은 선수들을 다른 지역에 빼앗기게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시흥교육지원청 측은 장곡고가 해체된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고등부 배드민턴부 창단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시흥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고등학교에 배드민턴부를 창단할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