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덕적도 서포리해변의 소나무들이 캠핑을 즐기는 이들에 의해 고사한 것으로 보고 담당 지자체인 옹진군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13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포리 해변 소나무 숲에 있는 20여그루의 소나무잎이 붉은색으로 변하고 있다는 신고가 옹진군에 접수됐다. 서포리 해변 근처 7천200여㎡ 규모의 소나무 숲은 수령이 20~30년 된 나무들로 이뤄져 있다. 주민들은 2~3년 전부터 일부 소나무 잎에서 이상현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옹진군이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을 조사한 결과, 소나무 20여그루가 '리지나뿌리썩음병' 때문에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지나뿌리썩음병은 소나무 숲에서 고온(40~60℃)의 불을 피우면 토양 속에 있던 병원균 포자가 자극을 받아 발아해 주변 나무에 침입하는 병이다. 이 병에 걸린 나무 주변에는 접시 모양 굴곡을 가진 갈색 버섯(파상땅해파리버섯)이 생기게 되고, 나무는 서서히 고사하게 된다.
20여 그루 리지나뿌리썩음병 확인
"해변 숲속 불피우는 행위 등 불법"
방제 어려움… 옹진군 안내문 부착
옹진군은 서포리 해변에서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 소나무 숲에서 고기를 구워 먹거나 모닥불을 피워 리지나뿌리썩음병이 발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나무들이 장기간 불에 노출되면서 병이 생겼다는 것이다. 옹진군은 고사한 소나무를 베어내고, 소나무 숲에서 불을 피우지 말라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소나무 숲뿐 아니라 지정된 야영장이 아닌 곳에서 캠핑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라며 "이 병이 발생하면 방제가 대단히 어려우므로 서포리 해변을 찾는 관광객들은 소나무 숲 안에서는 불을 피우는 행위를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