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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과 집값하락의 영향으로 인천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이 하락하고 있다. 사진은 송도국제도시 일대 아파트 전경. /경인일보DB

금리인상과 집값하락 불똥이 인천지역 아파트 경매시장으로도 튀었다. 올해 들어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탓에 경매시장에 나오는 아파트가 늘었지만, 낙찰되는 매물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다.

13일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8월 인천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28.7%로, 지난해 같은 달(64.7%)의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8월 123.9%를 기록했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도 지난달 78.0%까지 낮아졌다.

감정가와 낙찰가가 일치할 경우 낙찰가율이 100%인데, 올해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감정가보다 낮은 금액에 낙찰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6.8명까지 증가했던 평균 응찰자 수도 4.0명으로 감소하는 등 아파트 경매에 대한 관심이 얼어붙었다.

8월 낙찰률 28.7%… 전년比 절반↓
낙찰가율도 123.9→78%로 낮아져


경매 매물로 나오는 인천지역 아파트는 매달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8월(68건) 이후 감소했던 아파트 매물은 올해 3월(69건) 다시 늘어난 뒤 7월 73건, 8월에는 87건까지 증가했다.

남동구와 미추홀구, 부평구 등에서 다수의 매물이 나왔는데, 지난 7월 16개 아파트가 매물로 나온 부평구의 경우 단 1건도 낙찰되지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 70%대 낙찰률을 유지했던 서구 역시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30~40%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경매 매물이 늘어나는 이유는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이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사람이 늘었는데,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가 불어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경매에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인천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른 상황에서 아파트 가격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수했다가, 거품이 빠지면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경매로 내놓은 경우가 올해 2분기부터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하반기부터 시작된 만큼 경매 매물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대출로 구매자 이자 불어나 큰 부담
매물 68→87건 계속 늘어나는 추세
"내년 상반기까지 냉각기 지속될듯"


아파트 경매시장은 당분간 위축 상태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부동산 경매업계 분석이다.

이달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인천의 부동산 경기는 전국에서 가장 과열된 양상을 보였는데, 올해 거래 절벽 국면에서 거품이 크게 빠지면서 낙폭도 가장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 영향이 보통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경매시장에 반영되기에, 지금의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된다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매 시장의 냉각기가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