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반납하고 일했죠. 명절 쓰레기가 쏟아져 나오니까…."
13일 오후 용인시재활용센터에는 추석 명절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플라스틱과 폐식용유 통 등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직원들은 바닥에 나뒹구는 부직포나 보자기, 비닐랩과 같은 폐기물과 재활용품을 분류하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또 다른 직원은 지게차를 이용해 선별 작업장으로 쓰레기를 퍼다 날랐고 5분에 한 번 꼴로 센터에 도착한 수거 차량은 이내 쓰레기 더미를 쏟아부었다. 코를 찌르는 악취를 풍기며 또 다른 쓰레기 산이 만들어졌다.
센터에는 하루 평균 40t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들어오는데, 명절 직후에는 반입량이 60t까지 늘어난다. 선물 포장 등에 사용된 스티로폼 쓰레기 반입량도 명절 이후에는 평소 대비 50%가량 증가한다.
분리수거 없이 플라스틱 반입 급증
자원순환센터 재활용품 분류 진땀
수원시자원순환센터 직원들도 재활용품 분류에 한창이었다. 지난해 추석 명절 연휴를 기점으로 908t(9월9~22일)이었던 플라스틱 쓰레기 반입량은 연휴 직후 1천178t(9월23일~10월6일)으로 200t가량 늘었다. 추석 직후에는 선별 작업을 마치지 못한 스티로폼 쓰레기도 센터에 쌓였다고 한다.
이날 찾은 경기도 내 고속도로 휴게소 3곳의 미화원들은 추석 연휴 기간 분리 배출 없이 검은 비닐 봉투에 담겨 버려진 쓰레기에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기흥휴게소 인근 분리수거장에서 만난 미화원들은 "추석 때 사람 많은 틈을 타서 집안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 갔다. 검은 봉투 더미가 평소보다 2배 정도 늘었다"며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 돼 있어서 한 사람이 분류 작업하던 걸 둘 셋이 붙어서 겨우 처리했다"고 전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버리고 가기도
회수율 높이는 법안 필요성 제기
이처럼 경기도 내 곳곳에는 연휴 직후 배달·명절 선물 포장 쓰레기가 쏟아져나왔다. 코로나19 사태까지 지속하는 만큼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등 일회용 쓰레기 배출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회용품 보증금 부과 등의 내용이 담긴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인천 서구을) 의원실 관계자는 "배달 문화가 자리 잡은 뒤 플라스틱 폐기물이 늘었고 명절 이후에는 폐기물 무단 투기 건수도 증가한다"며 "독일, 덴마크 등은 페트병과 캔에도 보증금을 부과해 재활용과 회수율을 높이고 있는데 한국도 생활 쓰레기 규제 법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시은·유혜연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