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 시상식에서 6관왕을 차지했다. 에미상은 1949년 첫 개최 이후 영어권 수상작만 배출해왔다.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작품으로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비롯한 13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정재 남우주연·황동혁 감독상
앞선 4개 부문 이어 '6관왕' 영예
尹 축전… "재능·연기력 꽃피워"
12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감독상을, 배우 이정재가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각) 열린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시상식에서는 오징어 게임이 게스트상(이유미),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 프로덕션디자인상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이날 황 감독은 '석세션'의 마크 미로드, 캐시 얀, 로렌 스카파리아와 '옐로우재킷'의 캐린 쿠사마, '오자크' 제이슨 베이트먼 등의 경쟁자를 제치고 감독상을 받았다. 에미상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드라마가 감독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 감독은 기자 간담회에서 "오징어 게임의 피날레가 마침내 에미상에서 이뤄진 것 같아 정말 뜻깊다"며 "성원해주신 국민과 팬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기쁨을 드리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재는 한국 배우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게 됐다. 이정재 역시 '석세션'의 제레미 스트롱, 브라이언 콕스, '세브란스:단절'의 아담 스콧, '오자크'의 제이슨 베이트먼 등의 막강한 후보를 따돌렸다.
그는 "언어가 다르다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이번 수상을 통해 증명된 것 같다"며 "소통의 방법에선 메시지와 주제를 많은 사람과 공감하는 것이 중요한데 오징어 게임이 그런 부분에서 많이 부합한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에미상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은 '석세션'에 돌아갔다. 오영수, 박해수, 정호연이 후보로 이름을 올린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석세션'의 매슈 맥퍼디언과 '오자크'의 줄리아 가너가 각각 차지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정재씨에게 각각 축전을 보냈다. 황 감독에겐 "이번 수상은 지난 2011년 '도가니', 2014년 '수상한 그녀', 2017년 '남한산성'을 통해 장르를 넘나들며 쌓인 감독님의 치열한 노력과 재능이 꽃피운 결과"라고 했고 이씨에겐 "이번 수상은 그동안 '도둑들', '신세계', '관상', '헌트' 등의 영화와 '모래시계', '보좌관' 등의 드라마를 통해 이 배우님이 쌓아온 탁월한 연기력이 꽃피운 결과"라고 추켜세웠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