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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지역자치부(부천)차장
"특정 장소에서 방송을 못 하게 한다고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부천의 번화가에서는 수년 전부터 1인 미디어 BJ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 광경을 방송하기도 하고 필요하면 길거리에서 춤을 추기도 한다. 아프리카TV 열혈 시청자 A씨는 "상동 현대백화점이나 중동 롯데백화점 인근 로데오거리는 예전부터 BJ들이 자주 찾는 성지였는데 요즘은 그나마 줄었다"며 "그래도 인파가 몰리는 곳이면 개인방송을 하는 BJ들이 자주 목격된다"고 전했다.

BJ는 시청자가 선물하는 별풍선(유료 후원 아이템)을 받아 돈을 번다. 별풍선 한 개 가격은 100원. 한 BJ는 최근 추석을 맞아 안산 중앙역에서 댄스경연대회 방송을 기획, 하루 동안 별풍선 52만4천여 개를 쓸어담았다. 5천240만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이처럼 단시간에 큰돈을 만질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이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부천의 거리에서 방송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돈벌이에 눈먼 일부 BJ의 행태는 시민들과 상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더 많은 별풍선을 받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일삼는데, 예를 들어 노출이 심한 옷차림으로 춤을 추거나 욕설과 고성방가도 서슴지 않는다. 의도된 연출이든 아니든 때로 폭력사태도 벌어진다.

부천시는 지난달 중순 '심곡동 피노키오광장에서 BJ들이 방송을 못 하게 해달라'는 공문을 아프리카TV에 발송했다. 소음 및 개인정보유출 피해 등을 호소하는 민원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이에 아프리카TV 측은 실제로 해당 지점에서의 방송을 제한했다. 회사 차원에서 특정 장소의 방송을 금지한 첫 사례였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다른 장소는 여전히 제한이 없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들은 자유롭게 방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 콘텐츠는 시청자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주면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선을 넘는 일탈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부천의 사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려면 창작자들의 자정노력이 필요하다.

/이상훈 지역자치부(부천)차장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