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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송도국제도시 전경. /IFEZ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바이오의약품 자국 내 생산을 내용으로 하는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에 서명함에 따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집적화돼 있는 주요 바이오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국내 신규 투자 등에 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14일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미국의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발표와 관련해 송도에 위치한 주요 바이오 기업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며 "업체 관계자들과 수시로 연락하며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는 전기차와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 의약품에 대해서도 미국 내 생산을 보장하는 정책이다. 바이오 분야 생산에 있어 원재료 등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생명공학을 포함한 주요 산업의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게 목적이다. 여기에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이런 조치가 본격화할 경우 송도를 기반으로 집적화돼 있는 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타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지역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국내 바이오 업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바이오 기업의 국내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의 추가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이번 조치가 중국을 겨냥한 것인 만큼 오히려 국내 기업이 반사 이익을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이니셔티브' 서명… 중국 견제 의도
지역 집적화 특성상 상황 예의주시


인천경제청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국내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2 바이오 인터내셔널컨벤션(바이오 USA)'에 참석해 인천 송도나 충북 오송 등에 메가플랜트(대형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국내 CDMO(항체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개발) 공장 건립 등에 약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으로, 업계에서는 20만ℓ 이상 규모의 생산공장을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송도에서 가동 중인 3공장의 경우 18만ℓ 규모로, 삼성은 3공장 건설에 약 8천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국내 신규 투자를 보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롯데의 경우 아직 국내에 토지 확보 등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몰비용도 없다"고 했다. 

 

경제청, 메가플랜트 증설 영향 우려
"업계 수시로 연락해 방안 찾는중"


정부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미국 정부가 바이오 의약품 등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자국 내 연구와 제조를 공식화한 것에 대해 한미 양국 간 협의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철강산업 관련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대해 "한미 장관급 '공급망·산업 대화'에 바이오 분과도 설치돼 있다"며 "협의 채널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의 경우 사안마다 다르지만 정책마다 90일에서 1년간 준비기간이 있고 바이오 제조업 같은 경우 180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는 사항이어서 미국 행정부의 움직임을 계속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