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산초등학교 모듈러교실
신도시로의 폭발적인 인구유입에 따라 발생하는 학급 과밀화 현상을 줄이자는 취지로 설치되기 시작한 '모듈러 교실'(이동식 교실)을 두고 학부모들은 학생 안전 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시 중구 영종도 중산초등학교에 설치된 21실 규모의 모듈러 교실 모습. 2022.9.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에 '모듈러 교실'(이동식 교실)을 설치하려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교육 당국은 교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듈러 교실 설치를 권장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은 학생 안전 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있다.

시교육청 과밀학급 해소 적극 권장
하늘초 15실·운서초 9실 설치 검토


14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교육청은 인천 영종도에 있는 인천하늘초등학교와 인천운서초등학교에 각각 15실과 9실 규모의 모듈러 교실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모듈러 교실은 공장에서 규격화한 건물을 제작해 학교로 가져와 조립과 설치작업을 거쳐 완성하는 형태의 가건물이다. 설치와 철거가 쉬워 공사 중인 학교에서 사용하거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쓰이고 있다. 인천에는 지난해 3월 영종도 중산초등학교에 처음으로 21실 규모의 모듈러 교실이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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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시로의 폭발적인 인구유입에 따라 발생하는 학급 과밀화 현상을 줄이자는 취지로 설치되기 시작한 '모듈러 교실'(이동식 교실)을 두고 학부모들은 학생 안전 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시 중구 영종도 중산초등학교에 설치된 21실 규모의 모듈러 교실 모습. 2022.9.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시교육청은 오는 2024년 인천하늘초 통학구역 내에 1천800여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하면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교실 추가 확보를 위해 모듈러 교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운서초 주변에도 2025년 1천600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모듈러 교실 설치는 학급 과밀화를 줄이자는 취지인데 학부모들의 반대 여론에 막혀 무산된 적도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인천영종초등학교에 9실 규모의 모듈러 교실을 운영하려고 했지만,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로 이 계획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환기·안전성 허점·학습권 침해 우려
학부모 "신도시에 학교 신설" 요구


학부모들은 모듈러 교실이 사실상 일반 컨테이너와 다를 바 없어 환기가 어려운 데다, 소방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안전성이 떨어지고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인천영종초 학부모운영위원회 전영호 부회장은 "모듈러 교실은 일반 교실과 비교해 복도나 출입구 등이 좁아 화재와 같은 사고가 날 경우 아이들의 대피로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데다, 모듈러 교실을 운동장에 설치하면 아이들이 활동할 공간도 부족해진다"며 "인천시교육청은 모듈러 교실과 같은 임시 조치를 확대할 것이 아니라 교실 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신도시 지역에 학교 설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시교육청 학교설립과 관계자는 "스프링클러를 모든 모듈러 교실에 설치하는 등 일반 교실보다 더 많은 안전 설비를 갖추도록 할 계획"이라며 "모듈러 교실 설치 확대와 함께 다음 달 진행되는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에서 인천하늘초와 인천운서초 인근 2개 초등학교 설립 계획이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