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에 사는 A(37)씨는 서울 동작구에 있는 회사로 매일 출퇴근한다. 통신서비스업 분야 회사인데, 5년째 근무하고 있다. 출퇴근하려면 지하철이나 승용차를 타고 한 시간 정도 이동해야 한다. 집이 있는 인천에서 직장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원하는 업종의 회사를 찾기 어려웠다. 지금 회사에 취업하기 전 다니던 회사도 서울 마포구에 있었다.

그는 "인천에 살면서 서울이나 경기도로 출퇴근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며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한 좋은 직장을 인천에서 찾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 청년 취업자들의 타 지역 유출률이 유입률에 비해 많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에 살면서 서울이나 경기도에 있는 회사로 출퇴근하는 청년이 그만큼 많다는 것인데, 이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39세 6만8천여명 서울行, 서울→인천 5천800명보다 약 11.7배 차이
경기行 1.3배↑… 선호하는 일자리 부족 분석, 市 '벤처하버파크' 계획


인천시가 최근 공개한 인천 지역 청년 맞춤형 일자리 지원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20~39세 청년 취업자는 6만8천여 명이다. 서울에서 인천으로 출퇴근하는 청년은 5천800여 명으로, 약 11.7배 차이가 난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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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살면서 경기도로 출퇴근하는 청년도 약 3만명으로, 경기도에서 인천으로 출퇴근하는 청년(2만3천명)보다 1.3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부족'을 이 같은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인천시는 지역 청년들의 취·창업 기회 확대, 근로 여건 개선 지원, 희망 일자리 취업을 위한 구직 역량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인천 지역 내 생산과 소비 등 경제 활성화의 토대를 구축하고, 인구 유출을 예방하는 등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게 기본 취지다.

인천시는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 건물을 활용해 청년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연면적 1만1천200여㎡ 규모의 '인천 벤처하버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 고유의 자원을 활용하는 청년 로컬 크리에이터 육성도 추진한다.

또 인천 지역 유망기업과 연계해 직무훈련과 인턴십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중소기업의 복리후생 개선도 지원할 예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에서 서울이나 경기 등 타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은 건 청년 선호 일자리 부족 외에도 주거 여건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면서 "4차 산업군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거나 창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인천 청년들이 지역에서 일할 기회를 넓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