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국민대학교 중국인문사회연구소, 인천 서구청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경인일보 등이 후원하는 '2022년 인천대 중국·화교문화연구소 지역인문학센터 시민강좌'가 '미각을 자극하는 인문학'이라는 대주제로 지난 16일 시작됐다.
첫 강좌를 맡은 윤덕노 음식문화저술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4시30분까지 비대면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으로 '만두와 국수에 담긴 중국사'에 대해 강연했다.
이번 시민강좌는 다음 달 14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에 열린다. → 편집자주
■다음은 강연요지
'만두는 제갈공명이 만들었다', '국수를 먹으면 긴 면발처럼 오래 산다'는 말은 널리 알려진 속설이다. 참일까, 거짓일까.
정답부터 말하면 '제갈공명 만두 발명설'은 거짓이고, 국수를 먹으면 오래 산다는 말은 참이었다. 재미로만 알았던 두 속설.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국수와 만두의 역사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중국의 참모습이다.
제갈공명이 남만 포로의 머리를 제물로 바치는 대신 밀가루 반죽에 고기를 싸서 머리 모양으로 제사를 지낸 게 만두의 기원이라는 유래설은 소설 속 이야기일 뿐이다.
다만 중국에서는 3세기 말 삼국시대부터 만두를 먹었다. 처음 만두가 보이는 것이 삼국시대 이후 진(晉)나라 문헌인 '병부'다. 초봄 음양이 교체하는 시절, 잔칫상에 만두를 차렸다고 나온다. 설날에 천자가 차례상을 차리고 만두를 제물로 제사를 지냈다는 뜻이다. 당시 만두가 귀했음을 알 수 있다.
밀 원산지는 메소포타미아 지역
'대량 제분기술' 2세기 이후 전수
제갈공명의 만두 발명설처럼 중국은 자국이 만두의 원조라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그 반대다. 만두는 서역에서 동쪽으로 전해진 것으로 보는데, 여러 이유가 있다.
밀의 원산지는 지금의 이라크, 터키 일대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다. '사기 대완열전', '후한서 흉노열전'을 보면 중국에는 기원전 2세기 한무제 이후 퍼졌다. 밀을 대량으로 제분하는 기술도 서역에서 중국으로 전해졌다. 그런 만큼 만두나 국수까지도 서역에서 왔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국수 먹으면 오래 산다는 속설에서는 옛 중국인의 생활사, 경제사를 엿볼 수 있다. 이 속설은 당(唐)과 송(宋)나라 때 퍼졌다. 당나라 사람들은 왜 국수 먹으면 장수한다고 믿었고, 국수 먹으면 오래 살기를 빌었을까. 국수를 먹으면 실제 오래 살았기 때문이다. 당나라 때 평균 수명은 40세다. 하지만 국수를 먹는 상류층은 환갑을 넘게 살았다.
당시 국수 오래사는 상류층 음식
'먹으면 장수' 평민들 믿음 담겨
이때만 해도 국수와 만두 등 밀가루는 상류층 음식이었다. 평민은 기장이나 조, 수수 심지어 피를 먹었다. 그러니 귀족들처럼 국수를 먹으면 오래 살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그들의 주식 중 하나인 밀과 제분기술 그리고 국수와 만두 등 분식을 서역이나 북방민족을 통해 전해 받았다.
정치사 중심의 역사에서는 중국이 동양 문명의 중심이고 흉노를 비롯한 북방 유목민족은 문화적으로 열등한 오랑캐라고 말한다. 하지만 국수와 만두의 예처럼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중국의 실체를 다각도로 볼 필요가 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