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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술을 좋아하는 풍운의 정치부 기자가 전하는 여권 이야기】

오늘은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에 경기도가 철저히 배제되고, 무관심 지역으로 변한 환경을 짚어 보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여권의 경인지역은 무기력 그 자체 입니다. 역대 이토록 나약한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지난 13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가 비대위 구성을 완료했습니다. '비대위 시즌2'에도 경기·인천 지역 정치인들이 배제되면서 지역 정치권이 상실감에 빠지는 듯합니다.

1기 주호영 비대위 인선에서도 지역 인사들이 빠져 경인 지역에 대한 '무관심'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샀지요.

정 위원장이 지역 안배를 고려했다고 하지만, 경기와 인천을 대표하는 비중 있는 인사는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지역 안배를 고려했다고 한 건지 참 모를 일이네요.

지명직 비대위원 6명은 원내 김상훈(대구)·정점식(경남)·전주혜(광주) 의원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원외에는 김종혁 당 혁신위원회 대변인과 김행 전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 김병민 서울 광진갑 당협 위원장 등이 참여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김종혁 대변인을 경기지역 인사로 분류하고 있지만, 경기지역 인사로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번 인선에서 3선의 유의동(평택을) 의원은 제안을 고사했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그는 애시당초 비대위 구성 자체를 반대하는 소신파였습니다. 비대위 구성에 반대하는 데 비대위원에 참여할 수 없는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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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수첩을 보고 있다. 2022.9.14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나 유 의원 외에 다른 인사들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경기 인천은 전국에서 의석수가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경기 59곳, 인천 13곳으로 경인지역의 승패가 총선 성적표를 가름할 정도로 중요한 요충지입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폭망하면서 경기도 8곳, 인천 2곳에서만 승리했습니다. 현역 의원 숫자가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돌아오는 혜택도 줄어드는 건 인지상정.

이처럼 지역 인사가 각종 인사에서 배제되면서 지역의 주요 현안이나 정치적 이슈에 지역이 방치되는 모습입니다.

당직 인선도 마찬가지입니다. 당 3역은 고사하고 중간 당직에도 지역 인사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도내 한 원외 인사는 "지역 안배와 통합과 균형을 중시했다고 하지만, 고민한 흔적이 안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새 원내대표 선거 판도에서도 지역 인사는 소외되는 분위기입니다.

먼저 '주호영 합의추대'에서 '경선'으로 바뀌는 분위기이지만 경인지역 인사들은 유력 후보군에서 밀리는 모습입니다. 의원들의 투표로 결정하기 때문에 일단, 의원 숫자에서 밀립니다. 물론 4선 김학용 의원의 경우 개인기도 있지만, 이른바 윤핵관의 대세의 흐름에서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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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9.7 /국회사진기자단

친윤(친윤석열)계 일부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주호영 의원의 합의 추대 시나리오가 부상하는 듯하다, 이용호 의원의 출마로 경선은 불발됐지만, 5선인 주 의원의 대세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주 의원과 가까운 김학용 의원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이러면서 당내 관심은 주 의원의 경선 출마 여부로 쏠려 있고, 내일(17일) 후보등록일에 주 의원의 등록 여부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주 의원은 현재 "후보등록일인 토요일 오후까지 출마 여부를 고민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처음 추대 아니면 불출마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주 의원 본인이 의원들을 직접 만나고 있는 것은 경선 참여를 위한 순서 밟기로 보입니다.

주 의원의 결정에 따라 3선의 김학용 의원과 3선 박대출·윤재옥·조해진 의원 등 다른 원내대표 후보군의 출마 여부도 달라질 수 있지만, 대세를 잡고 있는 주 의원에 맞서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주 의원이 만약 출마할 경우 임기 축소를 걸고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처음 추대 분위기를 잡을 때부터 임기를 권성동 원내대표 잔여 임기 또는 전당대회 전후로 한정한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용산 대통령실의 뜻이라는 소문과 함께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를 경험 있는 주 의원이 맡아 원만하게 넘기자는 의지가 크게 반영되는 듯합니다.

주 의원 출마 시 예상되는 구도는 '주호영 vs 후배 중진 후보 중 누가 방울을 달까? 아마 주 의원이 출마할 경우 2천만원의 기탁금을 내면서까지 출마할 후보는 줄어들 것입니다.

현재 거론되는 주자는 5선의 주 의원과 이보다 선수가 낮은 김학용·박대출·윤재옥·조해진 의원 등이 맞붙는 구도에, 재선의 이용호 의원도 도전장을 낸 상태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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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준 대법관 후보자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학용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하고 있다. 2022.8.29 /국회사진기자단

집권 후 첫 정기국회를 비대위 체제에서 치르는 만큼 주 의원의 관록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당내에 있지만, 경인지역 의원들 사이에선 온도차이가 있습니다.

주 의원이 '재수 원내대표' 인 데다, 1기 비대위원장에서 낙마한 점 등을 들어 당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안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도내 인사는 "지금 우리는 중도층과 싸우고 있다"고 격분까지 합니다. "수도권 총선은 1천~2천표 차이로 뛰는데 야당과 싸워야 하는데 중도층 국민들과도 적이 됐다"며 "문재인 정부가 '조국'(전 법무장관) 하나 살리려고 국민과 적을 둔 것과 뭐가 다르냐"며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원내 대표 경선 조차도 추대 분위기로 용산 대통령실 눈치만 보는 여권의 현실에 대한 분개가 하늘을 찌릅니다.

또 다른 인사도 "사실 이번 추석에 지역을 돌면서 분노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이제는 변명하고 두둔할 힘도 없다. 우리가 공천만 받으면 되는 영남권 사람들을 위해 '총알받이 '할 이유가 있겠나. 이대로 가면 22대 수도권 총선은 하나 마나일 것"이라며 격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전국에서 가장 이슈가 많고 정책을 주도해 나가야 할 여권의 경기·인천 지역 정치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무기력해 지고 있습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