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옹진군 백령도를 포함한 전국 도서 지역에 건설한 공공임대주택의 공실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 예측 실패는 물론 섬 주민들의 특성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임대아파트 공급에만 열을 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준공한 '옹진 백령 공공실버주택(영구임대)'의 경우 72가구(26㎡)가 공급됐지만 현재 63가구는 공실로 남아있어 공실률이 87.50%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옹진 백령마을 정비형 공공주택' 사업으로 지어진 영구임대 아파트는 공실률이 73.03%로 나타났고 같은 사업으로 준공된 국민임대아파트도 각 면적별로 공실률이 14~18%로 조사됐다.
LH가 지은 전국 평균 임대아파트의 공실률 3.5%(6월 말 기준)와 비교해 이들 서해5도 지역 임대아파트의 공실률이 월등히 높다.
올해 말 입주를 앞둔 연평도 국민임대아파트는 40가구 모집(1차 모집)에 30가구가 계약했고 같은 곳에 지어진 영구임대아파트는 10가구 중 3가구만 계약한 상황이다.
엇나간 수요 예측 전국比 4배 높아
모집 자격 등 완화에도 낮은 수요
이와 함께 제주 서귀포 혁신도시 LH 3단지에 공급된 행복주택(36㎡)의 공실률은 23.80%, 거제 하청의 공공임대(51㎡)도 공실률이 44.00%나 됐다.
국토교통부와 LH는 2014년부터 섬과 같은 낙후지역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마을정비형 공공주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LH는 주민과 지방자치단체 간 협업을 통해 지역 특성을 반영하는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정비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당시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LH와 옹진군 등은 백령 공공실버주택 입주자를 모집하며 섬 특성에 맞지 않는 입주 조건 등을 내걸어 주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유주택자가 많은 섬 지역 특성상 입주 조건인 65세 이상 무주택자를 충족하는 이들이 별로 없었고, 공급 평수도 적어 호응을 얻지 못한 것이다. LH는 부랴부랴 모집 자격 조건 등을 완화했지만 공실률은 여전한 상태다.
홍기원 의원은 "LH가 임대주택을 지을 때마다 2억원 가까이 부채가 발생한다"며 "제대로 된 수요조사 없이 물량 늘리기를 위한 기계적 공급만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