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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성남외국어고등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2022.9.21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자율적으로 제가 먹고 싶은 음식을 받고
양을 조절할 수 있어서 좋아요

21일 낮 12시10분께, 성남외국어고등학교 급식실에 학생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날 점심 메뉴는 낙지삼겹볶음과 아욱 된장국, 불닭맛 김이었다.


급식실 한편에 마련된 '샐러드바'에는 오이소박이와 깻잎, 상추 등 채소들이 있었다. 학생들은 급식판에 스스로 음식을 담았다. 원하는 음식을 더 받거나, 일부 음식을 받지 않는 학생들도 있었다. 학생들은 일반급식 외에도 학교에서 직접 만든 수제 요거트, 견과류 등을 자율적으로 가져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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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성남외국어고등학교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음식을 스스로 담고 있다. 2022.9.21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다른 학교와 달리 성남외고는 자율선택형 급식인 '카페테리아식 급식'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율배식을 통해 먹고 싶은 음식을 언제든 먹을 수 있다. 조식으로 한식·양식·간편식 등 다양한 선택지가 제공되고, 몸이 좋지 않으면 죽과 같은 대체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급식노트'를 통해 학생들에게 메뉴에 대한 의견, 급식에 바라는 점을 받고 이를 급식에 반영한다.  

성남외고 '카페테리아식' 운영
한식·양식 등 선택 다양 만족감
경기도교육청, 연내 10개교 시범

카페테리아식 급식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다. 성남외고 독일어과 2학년 이수아 양은 "자율적으로 배식해 양 조절을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아침에는 누룽지, 수프, 빵, 요거트 등 다양하게 나와서 좋다"고 말했다.

성남외고 영어과 2학년 최하원군은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음식의 폭이 넓다는 점이다. 학교에서 랍스터, 라멘이 나오기도 하는데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며 "아침에 속이 좋지 않으면 간단하게 시리얼이나 요거트를 먹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와 같이 학생의 자율권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카페테리아식 급식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카페테리아식 급식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도교육청은 다음 달부터 영양교사, 교육지원청 담당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운영해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구체적인 운영 방법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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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외국어고등학교 학생들이 메뉴에 대한 의견, 급식에 바라는 점을 적은 '급식노트'. 2022.9.21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

현재 경기도에는 카페테리아식 급식과 비슷한 형태인 자율배식을 운영하는 학교가 26곳, 샐러드바를 운영하는 학교가 11곳 있다.

도교육청은 올해 하반기에 해당 학교를 대상으로 카페테리아식 급식 시범학교를 선정해 10교 내외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후 시범학교 운영 평가와 분석을 통해 2026년까지 카페테리아식 급식 도입 학교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초중고, 학교별로 특징이 다르다. 시범학교를 운영해 문제점을 분석하고 다양한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조리종사자 배치기준 문제 등도 제기됐던 만큼 카페테리아식 급식 도입을 위해 필요한 부분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