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선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지역 특성화고등학교들이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고 있다.
매년 신입생 정원 미달 어려움
'女 상업계 男 공업계' 인식 혁파
그동안 여학생만 지원할 수 있었던 인천 문학정보고등학교는 내년부터 남학생도 신입생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문학정보고가 남녀공학 학교로 바뀌는 것이다.
문학정보고는 또 학교에서 운영 중인 전체 4개 학과의 이름과 교육과정 등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회계금융과는 플랫폼경영과, 비서사무과는 서비스마케팅과, 스마트미디어과는 소프트웨어개발과와 웹툰시각디자인과로 바꿔 신입생을 선발한다.
문학정보고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 지원자가 적어 신입생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며 "학교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문학정보고는 더 나아가 올해 말까지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교명'(校名)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소방고등학교도 내년도 신입생은 성별과 관계없이 선발하기로 했다. 학교에서 운영 중인 소방안전관리과에 입학을 문의하는 여학생이 많아 이들에게도 입학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는 것이다.
인천소방고는 지난해 교명을 바꾸고 기존 기계·전기 계열의 학과를 소방 계열로 전환해 신입생을 모집한 결과, 전년보다 2배 많은 신입생이 지원했으나 정원을 채우지는 못했다.
인천소방고 관계자는 "여학생 입학을 요구하는 민원이 많았다"며 "남녀공학으로 변경한 내년에는 더 많은 학생이 우리 학교에 지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바이오제약과와 바이오화학과에서만 여학생을 모집했던 인천바이오과학고등학교는 내년에는 스마트전자과, 전기과, 자동화기계과에서도 여학생을 뽑기로 했다. 지난해 바이오제약과와 바이오화학과 입학생 중 절반 이상이 여학생이었던 만큼, 다른 학과에도 여학생들의 지원이 많을 것으로 인천바이오과학고는 기대하고 있다.
문학정보고 전면 개편 男 선발
소방고 성별 관계없이 뽑기로
남녀공학으로 바뀌는 특성화고가 많아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지역 교육계는 신입생 선발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분석하고 있다. '2022학년도 특성화고 전기 모집 결과'를 보면 전체 27개 학교 중 3분의2 이상인 19개 학교가 계획한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체 모집 인원의 절반도 선발하지 못한 학교도 9개에 달했다.
인천의 한 특성화고 관계자는 "특성화고 지원율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생 성별을 제한하면 학생 모집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산업계에서도 성별에 따른 경계가 많이 무너진 만큼, 여학생은 상업계, 남학생은 공업계라는 기존의 인식이 서서히 바뀌면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학교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