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갯벌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후 어민들이 가장 기뻐했습니다."
27일 오후 1시께 충청남도 서천군 송림2리 마을회관. 인천 옹진군 장봉도 어민과 서천군 어민이 한자리에 모였다.
인천시는 지난해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에 인천 갯벌을 포함시키기 위해 내년 말에 문화재청에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갯벌이 있는 옹진군과 강화군 등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어업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연륙교 건설 등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인천시와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 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서천갯벌 일대 어민들의 경험담을 듣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
인천 옹진군 장봉어촌계장인 정연희(62)씨는 "장봉도는 인천국제공항 옆에 있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관광객이 많이 찾아올 수 있다"며 "하지만 연륙교가 건설되지 않아 지금처럼 연안여객선을 타야만 섬에 들어올 수 있다면 관광객 증가 효과는 없고 주민들의 생계를 위한 어업 활동에만 악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천지역 주민들도 처음에는 어업활동 등에 제약을 받을 것을 우려해 세계유산 등재를 반대했다고 한다. 간담회에 참석한 송석어촌계장인 공무철(61)씨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후에도 이전과 똑같은 조건으로 어업활동을 하고 있다"며 "육지에 건축물을 지을 때에도 제약을 받는 조건이 없어 재산권 행사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지역 주민과의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열어 주민들을 설득할 방침이다. 인천시 해양환경과 관계자는 "문화재청과 함께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간담회를 조만간 개최할 예정"이라며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수진기자 we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