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배 시인
/김윤배 시인 제공

깊이 있는 메시지와 울림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김윤배 시인이 삶의 순환을 노래한 신간 '그녀의 루즈는 소음기가 장착된 피스톨이다(문학세계사)'로 돌아왔다.

김윤배 시인은 "죽음을 이야기하자면 탄생에서 소멸이라는 직선의 과정으로 인식되지만, 내가 생각하는 죽음은 끝이나 어둠이 아니다"라며 "이번 시집은 순환하는 죽음, 다른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는 영혼을 노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보면 죽음의 어두운 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기대와 흥미가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소개했다.

여러 화가·시인 소환… 창조적 고뇌 향유
이전 작품과 달리 '사위어가는 열정' 심상


지난해 장시집 '저, 미치도록 환한 사내'가 사물놀이의 창시자인 고(故) 김용배의 삶을 통해 불꽃 같은 예술인의 혼을 노래했다면, 이번 시집 역시 여러 화가와 시인이 시적 주체로 소환돼 창조적 고뇌와 성취를 함께 향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작과 비교하자면, 이번 작품은 소멸의 순간,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1년 여의 시차를 두고 전작은 생에 타오르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작품에는 사위어가는 열정이라는 정반대의 심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윤배 시인은 "나이가 들면서 언뜻언뜻 소멸과 죽음에 대해 떠오를 때가 있다"며 "죽음에 대해 깊이 사유를 했지만, 결코 어두운 느낌으로 흐르지 않았다. 깊어가는 가을에 어울리는 시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이미 다음 작품에 대해서도 구상하고 있었다.

김윤배 시인은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비무장지대를 시로 담고 싶다"며 "들리지 않는 소리, 들리지 않는 울음, 들리지 않는 전쟁이 여전히 펼쳐지고 있는 공간이다. 오래돼 통증인지도 모르고 있지만 70여년의 고통을, 고뇌를 시로 풀어내고자 한다"고 귀띔했다.

관련 자료 수집과 현장 방문 등 그의 작업은 벌써 시작돼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70대 중반에도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사랑을 받는 비결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김윤배 시인은 "모티브는 전율, 어떠한 사건을 맞닥뜨렸을 때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것같다"며 "독자들과 세상을 보는 눈을 공유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서도 기대를 모았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