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코트를 떠났던 한국 테니스의 미래가 돌아왔다.
수원 삼일공고 출신으로 한국 테니스계의 차세대 주자로 손꼽혔던 정현이 2년간의 침묵을 깨고 복귀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2022 ATP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에서 권순우(당진시청)와 짝을 이뤄 복식에 나선 정현은 한스 하흐 베르두고(멕시코)·트리트 휴이(필리핀)조를 2-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정현이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2018년 호주오픈에서 4강에 오르며 한국 테니스계를 놀라게 했던 정현은 이후 허리 부상으로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의 여파는 생각보다 길었고 2018년 세계 랭킹 19위까지 기록했던 정현의 모습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 승리로 정현은 한국 테니스의 에이스로 재차 발돋움하기 위한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몸이 덜 풀린 탓인지 첫 세트를 2-6으로 내준 정현과 권순우 조는 두 번째 세트에서 6-2로 승리하며 균형을 맞췄다. 마지막 세 번째 세트에서 힘을 낸 정현과 권순우는 10-8로 상대방을 제압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중 관중들은 "정현, 파이팅"을 외치며 오랜만에 코트로 복귀한 정현에 힘을 불어넣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정현은 "다시 한 번 팬분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첫 경기치고는 만족하는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시야도 좁았고 좋은 경기는 아니었던 거 같다"며 자신의 경기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정현은 향후 계획에 대해 "이번 주에 복식을 뛰고 이후 챌린저 대회 단식에 나서 대회를 마무리한 후 다음 스케쥴을 정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