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일하는 국·공립 보육교사 1명이 돌봐야 하는 아이들의 수가 많아 돌봄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지역 간 삶의 질 격차: 문화·보건·보육'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인천의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보육교사 1명이 돌보는 아이(만3~5세 기준) 수는 평균 15.8명으로, 전국에서 제주(18.3명)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전국 평균은 11.7명이다.
영유아보육법은 교사 1명이 돌보는 아이 수를 제한하고 있다. 만 0세반은 3명, 만 1세반은 5명, 만 2세반은 7명, 만 3세반은 15명, 만 4세 이상반은 20명이다. 보육교사들은 이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한다.
인천 부평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만 3세반을 맡은 보육교사 A(33)씨는 "한번은 현장학습을 나간 적이 있는데 아이들을 돌보는 사이에 1명이 시야에서 사라진 아찔한 경험을 했다"며 "교사 1명이 많은 아이를 맡으면 교사도 힘들지만, 아이들도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제주 이어 전국 2번째로 많아
만3세 반 기준 법적 제한 15명
"비율 줄일 방안 용역 곧 결과"
인천시는 지난해 말 기준 659곳인 공공보육시설(국·공립 어린이집, 공공형 어린이집, 인천형 어린이집 등)을 올해까지 752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영아(만0~1세) 담당 보육교사 1명이 돌보는 아이 비율이 영유아보육법 기준보다 낮은 '인천형 어린이집'을 확충해 영아반 보육교사들의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정작 보육교사 1명이 돌보는 아이 수가 가장 많은 만 3세 이상 담당 보육교사의 부담을 줄일 방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
유해미 유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보육교사 1명이 돌보는 아이 비율을 지금보다 낮추는 등 제도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보육교사들의 임금 등 처우를 개선하는 정책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영유아정책과 관계자는 "보육교사 1명이 돌보는 아이 비율을 줄일 방안을 찾기 위해 인천여성가족재단에 맡긴 연구용역 결과가 곧 나올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학부모, 어린이집 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보육교사 수를 늘리거나 정원이 미달한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아이들을 유도하는 등의 대책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