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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는 미국의 화폐이자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기축통화다. 달러란 말은 체코 보헤미아 요하임의 한 골짜기에서 유래됐다 한다. 1516년 이곳에서 대량의 은광이 발견되고 여기서 은화가 만들어지자 이를 요하임스탈러 또는 탈러(Taler)라 부르다 발음의 편의상 달러로 지칭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 화폐로서의 달러는 1792년부터 사용되다가 영국의 퇴조와 미국의 부상으로 기축통화가 된다. 2차 세계대전으로 미국이 세계 최대의 금 보유국이 되면서 달러의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1944년 달러를 기축통화로 인정하는 브래튼우즈 체제가 들어서고 1945년 국제통화기금 IMF가 창설되자 달러화의 위상은 더 공고해졌다. 1960년대 베트남 전쟁으로 미국의 누적되는 재정적자 등으로 달러의 금태환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1971년 닉슨이 달러화의 금태환을 중지하자 달러화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타격을 받는 듯했으나 1972년 12월 스미소니언 협정으로 브레튼우즈 체제가 다시 그대로 인정됐다. 여기에 1975년 미국과 사우디가 원유 결제를 달러로만 하자는데 합의하면서 페트로달러(petro-dollar) 시대가 열리고 달러화는 국제화폐이자 기축통화로서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게 됐다.

세계적 인플레이션 상황이 오자 요즘 달러화의 위세가 더 강력해지고 있다. 오바마, 트럼프, 바이든 행정부가 경기를 살리겠다는 명목으로 연속해서 거액의 달러화를 살포하다 인플레이션 상황이 오자 금리를 올리는 등 달러화를 회수하는 정책을 펴면서 달러화의 강세가 지속되고 킹달러 현상이 오면서 세계 각국의 환율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지금 국내 물가 급등은 인플레이션과 달러화 강세가 만들어낸 현상이다. 문제는 미국이 만들어내고 부담은 전 세계국가가 나눠지고 있는 것이 경제난의 본질이다. 경제위기를 가중시키는 것처럼 보이는 러-우크라이나 전쟁은 착시이며, 전쟁의 최종 승자는 미국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환율 1천441원과 고물가 사태는 이 같은 국제환경의 결과물이다. 이럴 때 가용외환을 풀어 원화 환율을 방어하는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외환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대한민국 경제 최후의 보루인 정부의 섬세하고 과감한 총력적 대응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