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인천 시립도원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선출대회에서 최다 득표를 차지한 박상은(가운데) 후보가 이기문(좌), 유필우(우) 후보와 함께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민주당 16개 시·도지사 후보선출대회중 유일하게 대통령후보 선출방식과 같은 '지역별 순회경선제'를 도입해 실시된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경선이 투표율 저조로 후보자를 선출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5개 권역으로 나눠 치러진 경선의 종합 투표율은 39%. 종합 득표 1위는 총 1천867표를 얻은 박상은 후보가 차지했다. 2위는 1천769표를 획득한 유필우 후보, 이기문 후보는 641표를 얻는데 그쳐 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박 후보가 경선 결과 1위를 차지했지만, '시도지사의 경우 전체 대의원의 투표 참여율이 50%를 넘어야 한다'는 당의 당헌당규 규정에 따라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했다. 현재로는 1위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선대회가 39%의 투표율밖에 기록하지 못함으로써 '원인무효'가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따라서 재투표를 치러야 할 초유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인천시장후보의 최종 확정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구성된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여서 중앙당의 공직자 후보추천위원회의 심의와 최고위원회의 의결, 당무위원회의 인준 등의 절차를 남겨 놓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이번 경선이 시민경선제의 취지를 살려 실시된 만큼 중앙당에서도 경선결과를 인정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중앙당의 최종 결정에선 이런 결과 등과 관련한 당선가능성 등 여러가지 문제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1위와 2위간의 표차가 98표에 불과하고, 상대적으로 투표율은 39%에 그치고 있다는 데 있다. 50%이상의 투표율을 가상할때 충분히 1위와 2위가 뒤집힐 수 있다는 게 당 관계자 판단의 어려움이다.

투표율 저조의 원인으론 시지부측의 홍보부족과 대회진행 미비, 일반시민들의 경선에 대한 무관심 등이 꼽히고 있다. 총 선거인단이 1만1천11명에 이르고 있으나 4천294명밖에 참여하지 않았다.

경선 결과에 대한 각 후보진영의 입장도 크게 달랐다. 막판 역전에 성공하며 1위를 차지한 박상은 후보는 최종 경선에서 유필우 후보의 맹추격을 따돌리는데 성공했다는데 대해 고무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정작 후보 확정이 되지 못한데 대한 아쉬운 모습이었다. 반면 유 후보측은 재역전을 하지 못한데 대해 당혹감을 느끼면서도 당무위원회 등에서 재투표를 하게 될 기회를 줄 것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였다.

종합 누계에서 1위를 차지한 박 후보는 “당원과 시민들은 인천을 역동적으로 변화시킬 '전문 경영인'출신의 시장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면서 “본선에선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 역시 경제적 측면을 많이 강조하고 있는 만큼 본인과 훌륭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 5차 경선 이모저모
○…23일 인천시립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선 선거관리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이 개표결과를 발표하자 종합득표 1, 2위를 기록한 박상은 후보와 유필우 후보 지지자 수백여명이 각자의 지지 후보 이름을 외치며 행사장으로 뛰어들어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
박상은 후보 지지자들은 개표결과 발표가 끝나자 재빠르게 현수막을 들고 단상을 점령한 반면 유필우 후보 지지자들은 유 후보를 목마를 태워 행사장을 한바퀴 도는 등 양측이 서로 승리를 자축하는 기묘한 장면을 연출.
양측 지지자들은 행사장 한쪽에서 언성을 높이며 충돌 직전까지 갔지만 행사요원들의 제지로 충돌위기는 모면.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대회가 전체 투표율이 39%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자 민주당 시지부 및 선관위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
상대당인 한나라당이 일찌감치 시장후보를 정하고 결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반해 후보결정 마저 사실상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자 일부 당직자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허탈해하는 분위기.
일부 당직자들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 치른 지역순회경선인 만큼 시행착오가 따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위안을 삼기도.

○…전날 순회경선에서 219표라는 많은 표 차이로 선두탈환에 성공한 박상은 후보는 최종 경선에서 후보선출을 확신한 듯 두번째 연사로 나와 화합을 강조하면서 두 후보를 위한 박수를 유도해 눈길.
박 후보는 “경선을 거치면서 각 후보측 당원들 간에 미미한 감정의 앙금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가 용서하고 화합해야 할 때”라면서 “지금까지 공명정대하게 싸워온 두 후보에게도 박수 한번 보내주십시오”라고 선거인단의 격려를 유도.

○…합동연설회 마지막 연사로 나선 유필우 후보의 연설이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일부 선거인단이 투표를 위해 자리를 뜨는 바람에 장내가 어수선.
유 후보의 연설이 5분여나 남은 상황에서 갑자기 100여명의 선거인단이 자리에서 일어나 투표장소로 이동, 연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