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이 중단되면 실직자가 되는 거죠…
한국지엠 부평2공장이 다음 달 운영을 중단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인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불법 파견과 관련된 소송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부평2공장이 문을 닫으면 이곳에서 근무하는 정규직 노동자 1천200명은 창원공장과 부평1공장으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그러나 함께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150여 명에 대한 고용 유지 방안은 없다.
부평2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2015년 한국지엠을 상대로 제기한 불법 파견관련 민사소송과 파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카허 카젬 전 한국지엠 사장의 형사재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재판부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주면 정규직 전환의 길이 열릴 수 있다. 하지만 소송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내달 중단 부평2공장, 정규직만 전환배치… 고용 유지 방안 없어
"불법 파견 민사 7년째 대법 판결 안나… 150여명 실직자 될 판"
이영수 한국지엠 부평 비정규직지회 비대위원장은 "불법 파견과 관련된 민사소송은 7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대법원 판결이 안 났다. 형사재판도 아직 1심 공판 중"이라며 "당장 판결이 나오지 않는다면 다음 달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실직자가 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년퇴직자와 창원공장의 인력 상황을 볼 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충분히 있다. 사측이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만이라도 이런 부분을 고려해 고용 유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0년 넘게 부평2공장에서 일한 비정규직 노동자 이경희(59)씨는 "지난 4월 주야간(2교대)으로 운영되던 부평2공장 근무 체제가 주간(1교대)으로 바뀌면서 이미 동료 절반이 일자리를 잃었다. 공장 운영이 중단되면 그와 동시에 남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고되는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지엠 부평 비정규직지회가 최근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 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3%(29명)는 공장 운영 중단 이후 취업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으며, 나머지 42%(23명)는 이직 등 재취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평2공장 중단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계획 등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따로 논의한 바가 없어 현재로선 밝힐 내용이 없다"고 했다.
한편 인천지방법원은 한국지엠 부평 비정규직지회에 5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방문하는 실판 아민 지엠 수석부사장에 대한 접근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불법 파견 소송에 대한 판결은 10년 가까이 미루면서도 자본가들의 가처분 요구에는 신속하게 판결하고 있는 법원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