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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주 지역자치부(오산·화성)차장
대학생 시절 학교 식당에서 사 먹었던 라면은 1천원이 넘지 않았다. 백반 한 끼도 부담 없는 가격에 먹을 수 있었다. 학교 주변에서 학생들은 대우를 받았었다. 공부하려면 밥을 든든히 먹어야 한다는, 돈이 없어서 책을 볼 수 없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푸근한 마음씨의 주방 이모와 책방 삼촌들이 있었다. 그 덕에 지식인을 길러내기 위한 사회의 역할과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때로부터 한참이 지난 요즘, 학식 가격이 논란이다. 많은 대학 식당들이 음식 가격을 올려 학생들이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학식이 7천~8천원이라니. 등록금, 주거비에 이어 이제 식비까지 대학생 어깨를 짓누른다.

오산시는 지난주 오산시 대학생들의 거주환경 지원에 나섰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보유한 행복기숙사에 오산시 대학생들이 입주할 수 있도록 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70명의 학생이 서울의 홍제·독산·개봉 등 3곳과 천안, 대구, 부산에 있는 행복기숙사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시가 이용료 일부를 지원해 학생은 월 7만~18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오산시가 이처럼 대학생들 주거 지원 방안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한국사학진흥재단과 협약을 맺고 기숙사 이용을 지원하는 지자체 중 가장 많은 기숙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약은 민선8기 이권재 시장의 교육분야 공약에 따른 것이다. 이 시장은 학생들이 학업에 필요한 활동을 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교육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의 내용 및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은 그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교육청의 역할이고, 시장이 할 일은 통학에 불편함이 없도록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학습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등의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는 지론을 바탕으로 한 행보다. 새 시장이 취임한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의 방향이 변하고 있다. 사회 변화와 이에 따른 시민의 요구가 잘 반영되는 변화를 이루길 바란다.

/민정주 지역자치부(오산·화성)차장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