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이자 칼럼니스트인 박찬일 셰프가 5일 쉐라톤 그랜드 인천호텔에서 새얼문화재단(이사장·지용택) 주최로 열린 제424회 새얼아침대화 강연자로 나섰다.
박찬일 셰프는 '한식의 매력은 무엇인가 : K-푸드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한식의 정의와 특징, 미래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저는 생각을 많이 해봤다"며 "그 예로 존슨탕(부대찌개)을 얘기해볼 수 있다"고 했다.
존슨탕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소시지와 햄 등의 가공품을 얻어다 끼니를 해결하던 것에서 유래된 음식이다. 1966년 존슨 미국 대통령 방한과 연계돼 '존슨탕'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부대찌개의 시초가 됐다.
그는 "미군 부대에서 나온 식자재에 우리 식으로 김치나 대파, 고춧가루 등을 넣기 시작하면서 부대찌개가 탄생한 것"이라며 "미군 부대, 외국의 식자재를 이용해 만든 음식이지만 부대찌개는 한식에 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래 음식을 그 나라의 문화적 방식으로 조리해 그 나라 사람들만 먹으면 그 나라 음식이 되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로 부대찌개는 상징적인 음식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마존 등 쇼핑몰 김치양념 각광
서양식과 달리 맛의 변주 '다채'
부대찌개 시초 '존슨탕' 유래도
박 셰프는 한식의 특징으로 '각자 즐길 수 있는 맛이 다르다'는 점을 꼽았다. 코스로 나오는 서양식과 달리 한식은 여러 개 반찬을 한 상에 낸다. 같은 반찬을 두고도 먹는 방법에 따라 개개인이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박 셰프의 설명이다.
그는 "밥 한술에 각자 취향에 따라 2~3가지 반찬을 곁들여 먹으면서 서로 다른 조합의 음식 맛을 즐길 수 있다"며 "한식은 어떤 반찬을 조합하는지에 따라 맛의 변주가 매우 다채롭다"고 했다.
박 셰프는 '김치'를 중심으로 한식과 K-푸드의 미래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아마존 등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김치양념이 각광받고, 외국인들이 직접 김치를 담가 먹는 사례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K-푸드는 생각보다 해외시장에 많이 퍼져 있다. 완제품과 조리 기술, 문화 등이 다양하게 수출되고 있다"며 "이런 면에 우리가 좀 더 주목하고 대응과 준비를 잘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박 셰프는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웠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전국 각지 노포를 찾아다니며 음식의 맛과 비법을 연구했다. 칼럼도 연재하는 그는 '글쓰는 셰프' '요리로 미학하는 셰프'로 불린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