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테니스 종목서 경기도에 금메달을 선사할 유력한 후보, 김규성(한샘)은 만 58세의 나이에도 코트 위에 경쟁자가 없다. 그럼에도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울산광역시 일원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완벽한 승리를 따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규성은 지난해 경북 구미시 일원에서 열린 제4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테니스 혼성 단식 쿼드와 혼성 복식 쿼드 부문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쿼드는 사지 중 세 곳 이상 장애를 가진 중증 장애인들이 출전하는 종목이다.
그는 "이번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쿼드 부문 단식과 복식 모두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대회 2관왕·인천AG서도 금
협회 창설되면서 본격 라켓 잡아
비싼 휠체어 부담 뒤늦게 선수등록
김규성은 어린 시절부터 테니스 경기를 보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동네 테니스장에서 살다시피 했다"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테니스장에 가서 혼자 테니스 보는 것을 참 좋아했다"고 말했다.
테니스 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김규성은 1993년에 한국휠체어테니스협회가 창설되고 우리나라에 휠체어 테니스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자 라켓을 잡았다.
김규성은 "테니스 경기를 보기만 했지 내가 직접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며 "전문적인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워낙 좋아했던 운동이라 취미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가의 전용 휠체어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격렬하게 움직여야 하는 휠체어 테니스의 특성상 일반 휠체어가 아닌 특수하게 제작된 전용 휠체어를 타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김규성은 "휠체어 테니스용 휠체어가 있는데 제 기억으로는 1990년대에 300만~400만원 정도였던 거 같다"며 "이 정도 금액을 쓰면서 운동을 할 여유가 없어 그만두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렇게 휠체어 테니스계를 떠나있던 김규성은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테니스 라켓을 다시 잡았다. 그는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고 자영업을 했기 때문에 시간 조절이 가능해 전문 선수로 활동할 수 있겠다 싶어 2012년에 협회에 선수 등록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규성은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휠체어 테니스 쿼드 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도 휠체어 테니스 쿼드 부문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휠체어 테니스의 기둥이 됐다.
이제는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김규성은 아직도 라켓을 놓을 생각이 없다. 아시아를 평정한 그는 "이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규성은 경기도가 보유한 휠체어 테니스계의 보물이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