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일간 김동연 지사를 취재하며 가장 인상 깊은 한마디를 요약하면 이렇다. 경기도 현장 곳곳을 방문하고 도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부딪혔는데, 특히 김 지사의 현장 행보에는 늘 '약속'이 담겨있었다.
지난 7월 19일에는 고물가, 고금리로 고통받는 서민경제 현장을 알아보기 위해 경기신용보증재단을 예고 없이 찾았다. 이곳에서 김 지사는 수원 팔달구 도청 구청사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을 우연히 만났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1호 결재를 하고 있다. 2022.7.1 /경기도 제공
도내 곳곳 발자국… 소통 이어가 소상공인·참사 장애인 분향소 등 현장에 꼭 찾아… '진정성' 행보
도청이 광교로 이전하면서 손님이 급격하게 줄어 어려움이 크다는 호소에 김 지사는 "대안을 마련하겠다. 꼭 한번 들르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8월 30일 김 지사는 업무차 도청 구청사에 방문했다가 발길을 돌려 해당 카페를 직접 찾았고 경영난을 호소했던 소상공인을 '다시' 만났다. 함께 한 수행비서도 몰랐던 김 지사와 상인 간의 약속이었다.
이후 경기도는 구청사 부지에 '농산물직거래 장터'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며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당선인 신분이던 6월 15일 수원역 지하 1층에 마련된 발달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방문해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이 같은 김 지사의 '약속 지키기 행보'는 당선인 시절부터 시작됐다.
6월 15일 김 지사는 당선인 시절, 수원역 환승센터 지하 1층에 마련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방문했다. 선거기간 내내 김 지사를 응원했던 발달장애인 가족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로부터 이틀 뒤에는 수원의 한 중소기업을 다시 찾았다. 후보 시절 이 기업을 방문했다 '창립 20주년에 방문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답방'을 한 것인데, 당선 후 인수위원회 활동으로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잊지 않고 약속을 챙겼다.
후보 시절 포천시에서 만난 청년들과도 "당선되면 꼭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선 직후 포천을 다시 찾았고, "선거 때 잠깐이 아니라, 앞으로 꾸준히 오겠다"고 말한 수원역 '사랑의 짜장차' 봉사활동 현장엔 추석 명절 마지막 날을 활용, 아내 정우영씨와 봉사를 했다. 우연히 만난 도민과의 약속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꼭 챙기며 기존 정치인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진심'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책상에는 김 지사가 40여 년 전 사무관 첫 발령 당시 받은 명패가 놓였다. /경기도 제공
도민제안 우수정책은 실현 '감감'
하지만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에도 도민들이 제안한 정책이 실현되기까지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취임식 대신 연 '맞손토크'에서 도민 11명이 제안해 선정된 우수 정책은 감감무소식이다. 몇 개월이 지나도 일부 사업은 여전히 '검토 중'이고, '장기사업'으로 분류돼 후순위로 밀려난 사업도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