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모가 거구의 50대 아들을 목 졸라 살해했다고 자백했으나,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다.

이영상 인천경찰청장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사건은) 현재 범인은 없고 피해자만 있는 상태"라며 "담당 경찰서에서 재수사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이 수사를 잘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영상 청장은 "실내에서 사건이 발생해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며 "우리(경찰) 수사가 미진했다"고 인정했다.

앞서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이동원)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78·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올해 8월 확정했다.

이영상 청장, 기자간담서 밝혀
"범인 없고 피해자만 있는 상태"
진술에 의존… 수사 미진 인정

A씨는 지난 2020년 4월 인천 미추홀구의 자택에서 아들 B(사망 당시 50세)씨의 머리를 술병으로 때린 뒤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과 항소심에서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A씨는 112에 직접 신고하며 "아들의 목을 졸랐다"고 자백했고, 법정에서도 자신이 아들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수건으로 고령인 피고인이 키 173.5㎝에 몸무게 102㎏인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제삼자가 사건 현장에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피고인이 (다른) 가족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허위 진술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피고인이 유일할 수도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이날 인천경찰청은 지난해 10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올해 8월까지 556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영상 청장은 "데이트 폭력을 포함한 스토킹 범죄는 아동학대, 강력범죄가 의심되는 실종사건, 범죄피해자 안전 조치와 함께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자신을 보호하기 어려운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이므로 항상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