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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민선8기 취임 100일을 맞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민 15명을 '도담소'에 초청해 도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2022.10.8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형식과 틀을 깬 취임 100일 행사로, 경기도민을 직접 만나 소통했다.

취임 100일에 기자회견 등을 통해 도정 비전과 새 정책을 발표하는 것이 통상적 관례인데, 김 지사는 경기도민을 초청해 직접 만나 함께 이야기하고 걷고 식사하는 '맞손동행'으로 취임 100일 기념을 대신했다. 취임식 대신 도민 1천여명을 만났던 '맞손토크'와 비슷한 맥락으로, 향후 김동연식 '맞손 소통'이 그만의 시그니처로 자리잡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 낮은 자세로 도민의 말을 경청하고 마음을 헤아리겠다"
8일, 민선8기 경기도지사 취임 100일을 맞은 김 지사는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옛 도지사 공관 속 푸른 잔디밭으로 도민 15명을 초청했다.

초청된 도민은 '새로운 도지사 공간 이름 공모전' 수상자들과 온라인 패널, 꿈나무 기자단, 발달장애인 공연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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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파주 해마루촌 주민들과 온라인 화상채팅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10.8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이날은 공관의 새 이름인 '도담소'의 현판식 개막도 함께였다. 수원에 사는 대학생 최현진씨가 지은 도담소는 '도민을 담는 그릇'이란 뜻이다. 최씨는 "도민의 마음을 담는 공간이면서 또 '도담'이 단단하고 야물지다는 뜻도 같이 하고 있다. 이중적 의미를 생각하며 이름을 지었다"고 말하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줄 몰랐다. 나 역시 경기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 도민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문제의 근본 원인은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더 고른 기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경기도를 만드는 것"이라며 "1천390만 도민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 바라는 바를 마음껏 얘기하고 그 꿈을 함께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도민께서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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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파주 해마루촌 주민들과 온라인 실시간 화상채팅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10.8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이 날은 경기도 최북단인 민통선 마을 파주 '해마루촌' 주민들과 온라인 화상 채팅으로 현장에서 소통했다. 파주 해마루촌 주민들은 "낙후된 우리 지역을 이렇게 먼저 찾아주고 마을 주민의 이야기를 들어주어 감사하다"며 "경기도 남부는 많이 발전됐지만, 경기북부 특히 우리 쪽은 낙후돼있다. 또 휴전선 부근에 지뢰가 상당히 많이 묻혀 있어 민간 차원에서 처리하기엔 장비도 없고 할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다 들은 후 김 지사는 "조만간 꼭 해마루촌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김 지사는 아내 정우영 여사, 도민들과 수원화성 둘레길을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고 수원 행궁동에 청년창업 식당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이날 초청된 도민 유명한씨는 "경기도는 땅도 넓고 인구도 제일 많이 거주하고 있다. 문화, 교육 등 모든 면에서 경기도 모든 지역이 소외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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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초청받은 경기도민 15명과 수원화성 둘레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10.8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정치판은 양극화 극심, 정치교체 없인 개혁 힘들다"
기자들과 가진 백브리핑에서 김 지사는 "몸은 많이 바빴지만 보람있었던 100일이었다. 소통하고 경청하는 자세로 '기회의 수도 경기도'를 확립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초심 잃지 않고 진정성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100일간 아쉬웠던 점을 두고는 "도의회가 78대78 인 상황에서 정책적 협치부터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 애썼지만, 협치와 협조엔 조금 미흡한 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도민이 절묘하게 만들어준 여야동수의 의미를 잘 받들어서 야당과 소통하겠다"면서 "아무래도 전 지사가 나가고 8개월여 동안 공백이 있어 (도정이) 아직 일하는 준비가 덜 되어 있지 않나 싶다. 공공기관장 등 인선에 있어서 빨리 체제를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인으로서의 소회를 묻자 김 지사는 "도정에 몰두하고 있어 중앙정치에는 발을 담그지 않았다. 유일하게 민주당 정치교체추진위원장으로 관여하며 지난 전당대회에 위원회에서 만든 안을 전 당원 투표에 부쳐 결의문까지 만들어 낸 것이 나름의 성과"라며 "하지만 지금 정치판이 정치 양극화, 정쟁격화가 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정치판의 변화와 교체 없이는 대한민국 위기나 구조적 문제해결은 어렵다"고 전했다.

특히 정치교체를 선언하며 정치에 뛰어들었던 김 지사는 "애초에 정치를 시작하려고 했던 이유가 정치판의 교체, 정치개혁, 권력구조 개편이다. 이에 대해 공동책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