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료원 휴진 관련
인천 지역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의 휴진 과목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인천의료원 1층 진료 현황판 일부 과목에 의사 이름이 아닌 '휴진'이 적혀 있다. 2022.10.7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해당 과목은 전문의가 없어서
다른 병원으로 가셔야 해요
지난 7일 오후 1시께 찾은 인천의료원. 1층 입구에 들어서자 진료과목이 안내돼 있는 현황판이 보였다. 현황판에서는 진료과, 분야별 전공의, 진료 가능 요일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황판에서 눈에 띄었던 건 '휴진'이라는 단어였다. 인천의료원은 진료과목마다 1~3명의 전문의를 두고 있다. 현황판으로 과목별 담당 전문의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일부 과목은 전문의 이름이 아닌 '휴진'이 쓰여 있었다. 전문의 정원이 다 차지 않고 '공석'으로 남아있다는 뜻이었다.

소화기내과와 치과 등 일부 과목은 2~3명 정원에 1명이 공석(휴진)이라 진료는 가능했다. 전문의 1명으로만 운영되는 순환기내과와 신장내과 등은 상황이 달랐다. 이들 과목은 진료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

이날 안내데스크에 문의하니 돌아온 답변은 "해당 과목은 과장(전문의)이 없어서 진료가 불가능하다"였다. 안내데스크 직원은 "평소에도 간혹 해당 과목과 관련해 진료 신청을 접수해 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며 "(신장내과 등은) 전문의 공석이 된 지 한참 됐다. 근처에 다른 병원을 검색해서 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순환기내과·신장내과 전문의 1명뿐
휴직 등 공석땐 진료 불가능한 상황

인천의료원의 휴진 과목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료원은 인천지역 공공의료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데, 의료공백이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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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기준 전국 지자체 운영 공공병원 35개 중 18개가 의사를 충원하지 못해 일부 진료과를 휴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휴진과목이 가장 많은 병원은 대구의료원(8개)이었고, 인천의료원이 7개 과목으로 그 뒤를 이었다. 2022.10.07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 국회의원이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지자체 운영 공공병원 35개 중 18개가 의사를 충원하지 못해 일부 진료과를 휴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휴진과목이 가장 많은 병원은 대구의료원(8개)이었고, 인천의료원이 7개 과목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정원이 1명인 신장내과의 경우 올해 초 전문의가 육아휴직을 하면서부터 진료가 불가능해졌다. 지난 5월 두 번의 채용공고와 최근 낸 3차 공고에도 인력이 충원되지 않고 있다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영상의학과 역시 2019년 1월 전문의 퇴직 후 지금까지 의사를 구하지 못했다.

인천의료원 분원 백령병원의 경우, 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진료는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공중보건의(공보의)에게 진료를 맡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공공병원 35곳중 18곳 미충원
백령병원, 분원장 외 공보의에 의존
"공공의료 공백 심화되나" 우려도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신장내과와 순환기내과 등 인력 충원이 시급한 과목 외에도 다른 과목들 역시 1~2명이 진료를 봐야 한다. 누군가 휴가를 가거나 코로나19에 확진되기라도 하면 진료에 어려움이 생긴다"며 "인천시 집행부 등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준 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는 "(인천의료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서 2~3년간 코로나 외의 환자를 많이 받지 못했다. 민간병원과의 처우 차이, 정원 문제 등 한두 가지 원인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인천의료원이 공공병원으로서 인천시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선 구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 (올해 전문의 결원율 16.3%… 연봉 인상만으로 한계)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